LG전자, 2분기 영업익 12% 증가한 8927억원… 삼성전자 또 제쳤다

최지희 기자 2023. 7. 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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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글로벌 가전·IT 기기 수요 침체에도 올해 2분기 9000억원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2.7% 증가한 89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 사업 부진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7% 급감한 6000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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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작년 동기 대비 12.7% 증가
매출 19조9988억원... 전년比 2.7% 늘어
주력 가전·TV 등 대부분 사업 수익성 개선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뉴스1

LG전자가 글로벌 가전·IT 기기 수요 침체에도 올해 2분기 9000억원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2.7% 증가한 89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9조998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역대 2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 매출을 찍었고, 영업이익은 두번째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9696억원)를 밑돌았으나, 희망 퇴직 등 비경상 비용이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 성과 기반 영업이익은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데 이어 2분기에도 이를 추월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7% 급감한 6000억원에 그쳤다.

◇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실적으로 연결

LG전자 안팎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워룸’(war room·상황실) 작업 등으로 실적 성과를 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 지역 수요가 아직 예상보다 저조하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비교적 빠르게 재고 조정을 진행한 덕분에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고,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혜도 누리고 있다”고 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부진에도 LG전자는 견조한 수익성과 함께 신성장 사업 부문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손민균

◇ 전장 사업 호조세에 주력 가전·TV 사업 수익성 개선

이날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LG전자는 자동차 부품(VS) 사업이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주력인 생활가전(H&A)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업부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올랐던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지난 1분기부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도 마진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가전 사업은 재료비와 물류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매출은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다만 여름 성수기를 맞아 제습기와 에어컨 등 고효율 제품 매출은 늘었다고 LG전자는 전했다. LG전자 측은 “올 상반기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배 이상이고, 창호형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고 했다.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로 거듭난 자동차 부품 사업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비중 확대와 거래선 다변화로 올해 말 VS사업본부 수주 잔고는 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이 증가한 데다 인포테인먼트 수주도 늘고 있어 올해 전장 사업 실적은 역대 최대를 달성할 것으로 추측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문의 개선이 단연 돋보인다”며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에서 비롯된 매출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전장 사업 체질이 완전히 개선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시장 수요가 저조한 상황에서 웹OS 콘텐츠 사업이 성장세를 보였으나, 경쟁이 심화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다. 다만 마케팅 비용 효율화 등으로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김광수 연구원은 “TV는 재고 정상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출하량을 조정해 가며 수익성 중심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IT 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고, 유통 재고 축소를 위한 마케팅 비용 투입으로 수익성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다만 제품 별로 보면, 시스템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했고 히트펌프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 올해 전망 긍정적… “경쟁사보다 경쟁력 돋보여”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변동에 둔감한 B2B 매출이 올 LG전자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하고, 수익성 중심의 수주 건전화 작업을 완료한 전장부품 사업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분기별 실적 변동성도 완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TV 사업은 2~3분기에 재고 조정이 마무리돼 3분기부터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LG전자 가전·TV 주요 매출처인 선진국 수요가 개선되는 시점은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주요 경쟁사 대비 실적이 안정적인 데다 전장 사업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어 경쟁력이 돋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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