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손 꼭 잡은 '바람의 손자'와 '바람의 조카'...야구 천재 '이종범 DNA 집안'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NC 윤형준이 우익수 플라이를 치며 경기가 끝났다. 윤형준은 2루 베이스까지 전력 질주를 한 뒤 아웃을 확인하고 3루 NC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불르자 고개를 돌렸다.
키움 중견수 이정후였다. 이정후와 윤형준은 특별히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조용히 서로의 손을 꼭 잡으며 격려했다. 승패를 떠나 두 선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남들 모르게 조용히 서로를 챙겨주던 두 사람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키움 이정후는 누구나 다 알듯이 LG 이종범 코치의 아들이다. NC 윤형준은 이종범 코치의 외조카로 이정후와는 사촌지간이다. 이정후에게 윤형준은 어렸을 때부터 보고 지낸 고종사촌 형이다. 두 선수 모두 야구 천재 DNA를 타고 난 선수들이다.
이정후는 현재 리그 최고의 타자로 올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윤형준도 경찰야구단 시절 24개의 홈런을 때려낸 우타 거포 유망주였다. 크고 작은 사건들로 아직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주중 3연전에서 두 선수는 각자의 팀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4일 경기에서는 윤형준이 앞섰다. 윤형준은 4타수 3안타 2득점 1볼넷으로 물오른 공격력을 뽐냈다. 이정후는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지만, 팀의 8-4 승리에 웃을 수 있었다. 5일 경기에서는 이정후의 완승이었다. 윤형준이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사이 이정후는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전날 윤형준의 3안타를 자신이 그대로 보여줬다. 팀도 2-0으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그리고 마지막 6일 경기에서 두 선수 모두 4타수 1안타로 사이좋게 1안타씩 뽑아냈다. NC는 5-4로 승리하며 스윕패를 막았다.
시리즈 내내 장군멍군하며 비슷한 성적을 기록한 '바람의 가족'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한편 윤형준은 올 시즌 41경기 타율 0.277 3홈런 28안타 14타점 13득점 출루율 0.345 OPS 0.800 wRC+ 115.6으로 지난 2021시즌과 비슷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낼 수 있을 만큼 페이스가 좋다.
이정후는 77경기 타율 0.313 6홈런 95안타 44타점 48득점 출루율 0.395 OPS 0.852 wRC+ 136.2다. 시즌 초 한때 1할대 타율로 떨어질 만큼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지만, 지금은 본인의 모습을 되찾았다. 어느새 타율은 3할대로 올라섰고 현재 모든 타격 지표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렇게 야구 천재 DNA를 물려받은 두 선수가 각자의 팀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NC 윤형준은 키움 이정후의 고종사촌 형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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