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 그리워했는데"…'개구리소년' 찬인군 부친 박건서씨 별세
우철원군 부친 "꿈에라도 한번만 나타났으면…편안하게 지내길"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대표적인 국내 장기 미제사건 중 하나인 대구 '개구리소년사건'의 유가족 중 한명인 박건서씨(69)가 지난 5월6일 별세했다.
박씨는 1991년 3월26일 발생한 대구 성서지역 초등학생 집단 실종사건의 희생자인 박찬인군(당시 10세)의 아버지다.
그는 생전 잃어버린 찬인군을 찾기 위해 전국을 누볐지만 아들을 만나지 못하고 2020년 급성뇌경색이 발병,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은 "생전에 아들을 찾기 위해 그렇게 애쓰시다 돌아가셨다"며 "유골은 화장한 뒤 낙동강에 뿌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건서씨가 언론에 모습을 비친 것은 2019년 9월20일이 마지막이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잡히면서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이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을 찾았을 때였다.
그 당시에도 박씨는 "우리 아들 죽인 범인은 경찰이 꼭 찾아줬으면 좋겠다"며 민 전 경찰청장에게 하소연했다.
경찰이 현재도 해결하지 못한 개구리소년사건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2년 전인 1991년 3월26일 아이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날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평화로운 임시공휴일이었다.
한 동네에서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철원(당시 13세)·조호연(12)·김영규(11)·박찬인(10)·김종식군(9) 등 5명의 아이들은 이날 아침밥을 먹고 '도롱뇽 알을 주우러간다'며 집 뒤에 있는 대구 달서구 와룡산에 올라갔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아이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끝내 집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경찰은 국내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인원 35만명의 수색인력을 풀었지만 범인이나 실종 경위를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 사건은 발생 11년이 지난 2002년 9월26일 실종 아동들이 와룡산 세방골에서 모두 유골로 발견되면서 또한번 충격을 던졌다.
당시 경북대 법의학팀이 유골 감정을 통해 '예리한 물건 등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범인은 끝내 잡지 못했다. 이후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법의학팀의 결론에 앞서 당시 수사를 책임진 김용판 전 달서경찰서장(현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실종 당일 내린 비로 기온이 내려간 점에 비춰 '저체온증에 따른 사망'이라고 성급하게 발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사건은 2019년 9월 화성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밝혀진 이후 당시 민갑룡 경찰청장의 지시로 재수사에 들어가 대구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이 현재까지도 재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뚜렷한 단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사건은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실종아동관련법과 범죄피해자구조법 등이 제정되는 계기가 돼 수많은 실종자를 발견하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평범했던 아이들의 가정은 이 사건으로 풍비박산이 났다.
실종 5년째인 1996년 한 유명대학 교수가 "종식이 아버지가 아이들을 죽여 집에 묻었다"고 주장하자, 경찰이 굴착기 등을 동원해 종식군의 집 화장실과 부엌 바닥을 파는 소동을 벌였으나 아무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아들 실종의 범인으로 내몰린 종식군의 아버지 김철규씨는 화병을 얻어 2001년 10월 끝내 간암으로 숨졌다.
찬인군의 아버지 사망에 앞서 영규군의 아버지는 투병 생활 끝에 지난해 4월22일 별세했다.
희생된 개구리소년들의 아버지는 이제 철원군의 아버지 우종우씨와 호연군의 아버지 조남환씨만 있다. 소년들의 모친 다섯 명은 모두 생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원군의 아버지 우종우씨는 "아이들이 없는데 이야기할게 뭐가 있냐"며 "꿈에라도 한번 나타났으면 좋겠고, 꿈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서 '우리가 이렇게 당했다'(희생됐다)는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전혀 그런 것은 이제 없고,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이제는 편안하게 지내기만을 빌고 있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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