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체 무디면, 공포영화 마니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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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보면서 무더운 여름을 나는 것은 건강에 좋을까? 김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의하면 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김 교수는 "편도체가 무딘 사람은 적절한 각성과 자극을 위해 공포영화 마니아가 되는데, 이는 신체나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로 편도체가 예민한 사람은 공포영화 포비아가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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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보면서 무더운 여름을 나는 것은 건강에 좋을까? 김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의하면 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김 교수는 "편도체가 무딘 사람은 적절한 각성과 자극을 위해 공포영화 마니아가 되는데, 이는 신체나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로 편도체가 예민한 사람은 공포영화 포비아가 생긴다"고 말했다.
공포 반응은 원시시대부터 인간이 생존을 위해 갖고 있는 비상경보 시스템이다. 갑자기 호랑이를 만났다면, 우리의 뇌는 비상경보 시스템을 작동시켜 호랑이와 싸울 것인지 아니면 도망갈 것인지 순간 결정해야 하는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뇌는 바빠진다. 뇌의 깊은 곳에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amygdala)는 지금의 공포 상황이 위험한 것인지 판단하고 대뇌 피질과 함께 위험도에 따라 적절한 대처법을 찾기 시작한다. 이에 맞춰 시상하부(hypothalamus)는 자율신경계에 명령을 내려 몸을 전투 체제로 전환한다.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온몸에 변화가 시작된다. 동공은 커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호흡이 가빠진다. 온몸에 털이 곤두서고 팔다리에 근육이 솟으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이러한 반응들은 근육에 모든 힘과 혈액을 집중시켜, 맞서 싸우거나 빨리 도망가게 하기 위한 우리 몸의 메커니즘이다. 이때 열을 식히기 위해 땀이 분비된다.
공포영화를 볼 때는 옆에 실제 호랑이가 없다. 뇌는 위급 상황이라며 전투 명령을 내렸지만, 결국 근육 운동과 열 발생 없이 땀만 나게 된다.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지므로 땀이 식으면서 오싹함과 시원함도 느끼게 된다.
김 교수는 "공포영화를 잘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편도체의 예민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라며 "뇌 영상 연구를 보면 공포영화를 잘 보는 사람은 놀람과 무서움에 대한 편도체 반응이 크지 않다. 이들은 무딘 편도체를 자극하기 위해 더 무섭고 강렬한 것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의 편도체는 조그만 자극에도 매우 민감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평소에도 잘 놀라기 때문에 자극을 싫어할 수 있다. 싫어하는 자극에 계속 노출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작용이 길어져서 만성 스트레스 상태가 되고 스트레스 질환과 우울증, 불안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안수연 기자 yo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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