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기 싹 지우고 '악귀' 몰고온 오정세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7. 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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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공언한 SBS 금토드라마 '악귀'(각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예상대로 다양한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배우 오정세가 연기한 염해상이라는 케릭터가 자신의 부족한 사회성을 여실히 드러낼 때다.'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은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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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SBS

제목부터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공언한 SBS 금토드라마 '악귀'(각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예상대로 다양한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귀신을 볼 수 있는 거울이 등장하고 스산한 음악이 깔리다 보면 이내 심장이 쫄깃해진다. 

그런데 귀신 말고도 '악귀'를 보다 보면 긴장하게 되는 순간이 하나 더 있다. 배우 오정세가 연기한 염해상이라는 케릭터가 자신의 부족한 사회성을 여실히 드러낼 때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은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오정세는 어렸을 때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던 민속학과 교수 염해상 역을 맡았다. 

/사진=SBS

어린 시절부터 사람이 아닌 존재를 봐와서였을까. 해상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다. 차분히 설명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귀신이 씌였다'는 말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아무런 설명도 없이 건넨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구강모(진선규) 교수의 장례식에서는 고인의 추모보다는 자신의 용건이 먼저다. 그나마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형사 문춘(김원해)이 있지만, 그에게도 항상 자신의 용건만 전달하고 전화를 끊는다. 

그렇다고 해상이 무작정 사람을 막 대하거나 안하무인이지는 않다. 단지 조금은 사회적인 면이 부족할 따름이다. 위협적인 상황에서 방금 벗어난 피해자에게 냅다 질문을 쏟아내는 산영(김태리)을 진정시키는 모습에서는 나름의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진=SBS

오정세는 이러한 염해상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물론 작품 내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건 사실상 1인 2역을 소화 중인 김태리다. 오정세는 김태리가 가장 잘 날뛸 수 있게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동시에 부족한 사회성, 사람들의 질타에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온 해상의 단단한 내면을 깊이 있는 눈빛으로 담아내며 작품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인상적인 점은 그동안 오정세에게서 볼 수 있던 특유의 웃음기 넘치는 모습을 '악귀'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영화 '극한직업'의 테드창을 비롯해 '남자사용설명서'의 이승재,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노규태 등 오정세는 주로 웃음을 줄 수 있는 캐릭터에서 두각을 발휘했다.

물론, '스토브리그'의 권경민, '모범형사'의 오종태처럼 진지한 연기를 해야 할 때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악귀' 속 염해상의 모습이 마냥 처음 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악귀'는 전반적으로 무거운 톤의 전개가 계속되는 드라마다. 이런 작품에서 코믹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도록 연기를 보여준다는 건 그만큼 오정세가 '악귀'에 녹아들었다는 의미다.

웃음기를 완전히 뺀 오정세의 모습은 마치 제로 음료를 연상케 한다. 기존의 것이 빠져 오히려 어색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막상 접하게 되면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더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작품 공개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오정세는 "위트도 없고 사회성도 없고 매력이 없다"며 "이 드라마 안에서는 매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염해상은 점점 더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역으로 오정세 또한 염해상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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