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당직자 60명 탈당 후 신당 창당…'혁신 재창당' 진통 계속

전현직 당직자들 "정의당 재창당, 운동권 결집에 그칠 것"
장혜영·류호영, 금태섭·양향자 등 연대 가능성 부인

위선희 정의당 전 대변인 및 당직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추진을 위한 정의당 전혁직 당직자 탈당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2023.7.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와 당원 60명은 7일 탈당해 새로운 제1 진보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노선을 두고 당내 마찰음을 빚어온 정의당은 '혁신 재창당' 발표에도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추진을 위한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이 잃어버린 진보 정치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정의당은 고쳐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탈당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떠나게 한 당의 노선을 바꾸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마지막 노력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를 이루었다"며 "그러나 당의 변화를 바라는 절박한 문제제기에 당은 어떤 응답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당 창당 정신을 실천할 의지도 세력도 당에 남아 있지 않다"며 "정의당을 대체해 진보의 혁신을 이끌 새 시민참여 진보 정당 창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새 정당의 방향성에 대해선 "그간 진보 정치의 오류를 극복하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민을 겁박하는 검찰형 페미니즘이 아닌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지향할 것이다. 엘리트 청년 정치가 아닌 보통의 청년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청년 정치를 만들 것이다"라며 "생태근본주의의 오류에 빠지기보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녹색정치를 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과 위선희 전 대변인, 송치용·정혜연 전 부대표, 임명희 강원도당위원장, 이형린 충북도당위원장, 임성대 전 강원도당위원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함께 탈당하는 53명의 명단도 공개했다.

앞서 정의당은 혁신 재창당을 위한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을 마무리 짓고 지난 6월 '노동과 녹색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통합과 연대를 모색'하는 방안의 재창당안을 발표한 바 있다.

재창당 의견 수렴 과정에선 자강론 및 진보 정당 통합, 제3지대 창당, 반(反) 윤석열 정권 연대 등의 방안이 거론됐는데 그중 자강론의 연장선상인 진보정당 간 통합이 채택된 것이다.

정의당은 지난해 대선과 지선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이후 당원 주도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총사퇴 권고' 총투표까지 진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혁신 재창당까지 추진했지만 당내 갈등은 수습되지 못한 모양새다.

이날 탈당한 당직자들은 혁신 재창당 안에 대한 실망감도 표출했다. 이들은 "어떠한 변화도 기대할 수 없는 재창당 안이다. 자강 없는 자강으로 시작해 허울뿐인 신당 창당으로 귀결됐다"며 "구 운동권 세력 중 일부의 결집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3지대 창당을 주장해 온 장혜영·류호정 의원 등 '세 번째 권력'과의 협력에도 선을 그었다. 이들은 세 번째 권력을 향해 "최소한의 책임감도 못 느끼는 이들, 당의 위기를 불러온 사안의 원인 제공자들"이라며 "당을 몰락시켜 놓고 지역 출마를 해봐야 미래가 안 보이니 당을 떠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이들"이라고 꼬집었다.

금태섭 전 의원이나 양향자 의원 등 제3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제3세력이나 중도 세력이 아니다. 그 세력은 누가 봐도 '민주당이 싫다' 외에 다른 비전이 있지 않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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