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쟁에…'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이밝음 기자 2023. 7. 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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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애먼 양평군민을 볼모로 잡는 것이 아니겠냐"며 "종점 이전 의혹이 커지니 장관이 갑자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것인데 놀부 심보도 아니고 참 기가 막힌다. 내가 못 먹으니 부숴버리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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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사업 전면 백지화 선언에 주민 혼란
여 "다수당 횡포" 야 "주민 볼모로" 서로 네탓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2023.7.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정쟁으로 국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원 장관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앞으로 임기 끝까지 국민들이 의혹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제가 책임을 지고 손절하는 게 국가를 위해서도 좋고 우리 국민들을 위해서도 좋다"며 "양평군민들께는 죄송하지만 조금만 참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원 장관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아무리 팩트를 이야기하고 아무리 노선을 설명해도 이 정부 내내 김건희 여사를 악마로 만들기 위한 민주당의 가짜뉴스 프레임을 우리가 말릴 방법이 없다"며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2017년 국토부의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1시간30분가량 걸리던 서울에서 양평 간 이동 시간이 15분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계획대로면 2025년에 착공해 2031년 완공 목표지만, 전날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으로 무산된 셈이다.

민주당은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엔 양평군 양서면이었던 종점이 갑자기 김 여사 일가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토부는 양평군에서 건의한 노선을 검토해 대안 노선을 정했고, 대안 노선이 비용대비 사업 효과가 더 크고 환경성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종점부는 고속도로 진출입이 불가능한 JCT(분기점)라서 지가 상승에 영향이 없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사업이 백지화되자 여야는 한목소리로 최대 피해자가 주민이라는면서도 그 책임은 서로에게 있다고 떠넘겼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애먼 양평군민을 볼모로 잡는 것이 아니겠냐"며 "종점 이전 의혹이 커지니 장관이 갑자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것인데 놀부 심보도 아니고 참 기가 막힌다. 내가 못 먹으니 부숴버리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업 백지화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맞받아쳤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국책 사업이 정치적인 선동이나 가짜뉴스로 인해 중단돼 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되는 일이 생긴 데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민주당이 가짜뉴스, 선동을 통해 국책사업 중단이라는 상황을 몰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국토부 장관에게 돌리는 것은 전형적인 다수당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여야가 서로 탓을 하는 사이 피해는 국민들만 겪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양평군은 혼란에 휩싸였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전날 군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는 사업 전면 중단을 철회하고, 양평군민들은 사업 재개를 위해 함께 싸워 달라"며 " 청천벽력과 같은 사업 백지화 발표에 군수로서 너무나도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여당 의원은 "우리 당으로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지만 주민들께 불편을 끼쳐 미안할 뿐"이라며 "정쟁의 끝은 국민만 피해를 본다. 누구 잘못인진 양평 주민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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