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선 이미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성없다 결론… 컨센서스 이뤄진 것”

손기은 기자 2023. 7. 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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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오염처리수 ‘괴담’을 넘어라 <시리즈 끝> - 백원필 원자력학회장 인터뷰
광우병땐 학계 갈라져 싸웠지만
지금은 그때와 반응 극명히 달라
삼중수소 다 모으면 안약 1통분
태평양에 푼다해도 영향 있겠나
과학은 공포 이길 힘, 소통 절실
백원필(62) 한국원자력학회장이 지난 5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학회 사무실에서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의 위험성 여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대전=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후쿠시마(福島) 오염처리수는 과학기술그룹에서는 위험성이 없는 쪽으로 결론을 낸 상황입니다. 컨센서스(구성원 합의)가 이뤄진 것이죠.”

백원필(62)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학회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2008년 광우병 사태 때는 (위험성을 놓고) 학계가 양쪽으로 갈라져 싸우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때와 반응이 극명하게 다르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정말 문제가 있다면, 특정 정치 지형에 가까운 과학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나섰을 것”이라고 했다.

백 회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의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수산업 종사자들의 반응도 주요 포인트로 짚었다. 그는 “예전 같으면 수산업계에서 정부를 대상으로 과격한 집회·시위를 연일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런 반응이 거의 없다”며 “방류를 안 하면 더 좋겠지만, 그분들도 방류돼도 수산물이 오염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먹거리와 관련된 이슈다 보니, 국민은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응답자의 70% 이상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원자력안전연구본부장, 원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한 국내 대표 원자력 전문가인 그에게 오염수 위험성에 관한 전반 내용을 물었다.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종합 보고서 결론을 믿어도 되는지요.

“네. 잘 분석됐습니다. 보고서 내용 중 두 가지가 눈에 들어왔어요. 이 기구가 현장 사무소를 유지하고 방류 과정, 위험성 등을 하나하나 보겠다고 했어요. 더는 현장에 머무르는 게 의미 없을 정도로 상당 기간 있겠다는 것으로 보여요. 일본이 과연 방류 계획대로 안전하게 방류를 하는지를 IAEA가 확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도쿄(東京)전력의 데이터를 받아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하겠다는 내용이 있어요.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받아 검증해 공개하겠다는 것이죠.”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는 문제가 없는 게 맞나요.

“방류하는 오염수 중 삼중수소가 들어 있는 물만 따로 다 모았다고 가정하면 15㏄가 나옵니다. 안약 통 크기 정도입니다. 태평양에 이를 푼다고 하면 어떤 영향이 있겠습니까. 특히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죠. 과학적 계산이 그렇습니다.” 실제 IAEA는 최종 보고서에서 ‘태평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삼중수소의 양은 1ℓ당 0.1~1베크렐(㏃) 수준인데, 해양 분산 모델링을 통해 예측한 결과 자연 농도 이상의 삼중수소가 유지되는 것은 배출 지점에서 3㎞ 이내로 제한됐다’고 밝혔다.”

―알프스의 성능은 믿어도 되나요.

“대표적으로 알프스로 걸러지지 않는 것이 삼중수소와 탄소-14입니다. 삼중수소는 물의 형태입니다. 알프스로는 아예 거를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탄소-14도 안 걸러지는 게 맞습니다. 이것을 거르려면 알프스에 조금 더 복잡한 추가 설비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측정을 해보니 이 성분은 거르지 않아도 정해진 배출 기준보다 훨씬 낮았어요. 그래서 알프스에 별도의 추가 작업을 안 한 거예요. 또 알프스의 안전성과 관련, 알프스 고장 우려 등은 본질이 아닙니다. 방류 전 오염수의 상태를 IAEA 등에서 스크리닝하기 때문에 걸러지지 않은 오염수는 방류할 수 없습니다. 만약 알프스가 고장 나면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고 있다가 고친 후 기준에 맞는 상태로 방류하게 됩니다.”

―국민은 여전히 “먹거리 문제라서 찝찝하다”고 말합니다. IAEA 발표 이후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일일 브리핑을 하는 것은 매우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19 관련 수치들을 매일 발표했듯,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바로바로 쉽게 발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각 부처에서 각각 여러 개 만들지 말고, 하나의 통합된 사이트를 만들어 IAEA가 발표한 자료 원문, 요약된 정보들을 알렸으면 합니다. 이제 소통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에요. 과학은 공포를 이기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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