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은행 과점체제 개혁 위한 근본적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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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금리로 서민들이 고통을 받지만 은행은 최대 수익을 낸다.
외국 은행들은 투자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나, 국내 은행들은 대출이자를 높여야만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은행의 과점 체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금융 당국은 시중은행의 경쟁 체제를 추진함과 더불어 은행의 투자 수익 비중을 늘리고 금융 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정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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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금리로 서민들이 고통을 받지만 은행은 최대 수익을 낸다. 지난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7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금융 당국은 금리 인상 시기에 이러한 이익 증가가 은행산업의 과점체제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시중은행의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한다. 그러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등의 은행 과점체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은행의 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외국 은행과 달리 이자 수익의 비중이 높고 주식·채권·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익 비중이 낮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총이익 중 이자 수익의 비중은 94%로, 일본이나 미국의 60∼70%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외국 은행들은 투자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나, 국내 은행들은 대출이자를 높여야만 수익을 늘릴 수 있다. 따라서 은행은 투자 수익 비중을 높여 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최근 금융위원회도 시중은행의 벤처 투자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세우고 있다.
금융 전문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 금융은 지식 집약적 산업이다. 투자에는 전문적 지식을 가진 금융 전문 인력이 필수다. 충분한 전문 지식 없이 투자했다간 손실은 물론 은행의 건전성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은행들이 많은 유능한 인재를 가지고 있으나, 외국 금융회사들과 달리 금융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투자엔 인색하다. 은행 수익 구조에서 투자 수익과 해외 영업이익 비중이 낮은 것도 금융 전문 인력 부족으로 수익을 높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과 은행은 전문 인력 양성에 주력해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은행이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산업이라는 점도 중요시해야 한다. 은행산업은 자산 규모가 클수록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특성이 있다. 시중은행의 자산 규모는 400조∼500조 원에 이르지만, 지방은행의 자산은 큰 은행도 60조∼80조 원에 불과하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됐을 때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으며, 이는 건전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1990년대에도 은행 간 경쟁 촉진과 금융 자유화를 위해 소규모 은행에 시장을 개방했으나, 1997년 외환위기 때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부실화했다. 금융 당국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진입 때 건전성과 경쟁력 제고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끝으로, 금융산업 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은행산업은 전환기에 놓여 있다. 금융의 IT화가 급진전하면서 인터넷은행이 부상하고 있고, 디지털화로 대면 영업이 줄어들면서 은행산업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 당국은 은행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충분히 고려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조조정 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향에서 은행시장 구조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
은행산업은 특수한 시장 구조다. 생산·유통·판매가 분리된 다른 실물시장과 달리 자금 조달과 대출 심사, 그리고 대출과 금리 결정까지 모두 금융 공급자인 해당 은행이 담당하는 구조다. 은행의 과점 체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금융 당국은 시중은행의 경쟁 체제를 추진함과 더불어 은행의 투자 수익 비중을 늘리고 금융 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정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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