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숏폼 서비스, 크리에이터들의 생각은?
국내 인기 숏폼 크리에이터들 속속 참여 의사
기존 콘텐츠와는 차별화된 영상 만들 의사도
성공 가능성은 크리에이터마다 전망 엇갈려
"국내 이용자 많이 확보하고 있어 성공할 것"
"유튜브·틱톡처럼 활성화되기는 어려워 보여"
[서울=뉴시스] 튜브가이드팀 = 네이버가 올해 하반기 숏폼 동영상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국내 크리에이터들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인기 숏폼 크리에이터들이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 참여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숏폼 콘텐츠 시장에서 네이버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하반기 출시하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클립'에서 활동할 크리에이터를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모집했다. 기존에 네이버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국내 인기 숏폼 크리에이터들이 이번 모집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171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김프로는 "어릴 적부터 가장 많이 써온 친근한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숏폼 플랫폼을 만든 다는 소식에 매우 기쁜 마음으로 바로 지원했다"며 "선정된다면 네이버 플랫폼에도 숏폼 콘텐츠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튜브 구독자 266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숏폼 크리에이터 '이노냥', 패션·뷰티 분야에서 활동 중인 숏폼 크리에이터 '늘이농', 노래 커버 유튜버 '차다빈', 태권도 크리에이터 그룹 '태권크리' 등도 네이버 숏폼 서비스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에이터들이 네이버 플랫폼 참여에 긍정적인 이유는 국내 이용자의 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외 시청자 비율이 높은 유튜버나 틱톡커의 경우 네이버에서 활동하면 시청자층을 확장하고 커머스, 광고 등 다양한 추가 수익 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숏폼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나 틱톡 등 다른 플랫폼과는 콘텐츠 성격을 달리해 참여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네이버의 숏폼 플랫폼은 시청자층과 주력 분야, 콘텐츠의 성격 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프로는 "네이버에서 원하는 방향성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네이버에서 출시 하는 숏폼 플랫폼이 국내 위주의 숏폼 플랫폼이 된다면 국내 정서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패션, 뷰티, 레저/스포츠, 핫플, 일상 등 5개 분야에서 수백명 규모의 숏폼 크리에이터를 모집해 새 플랫폼의 콘텐츠를 보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블로그 등에서 활동해 온 인기 여러 인플루언서들도 현재 활동하는 분야와 관련된 숏폼 영상 콘텐츠 제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된 크리에이터들은 8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5개월간 네이버의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게 된다. 15만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활동비로 매월 지급받는다. 또 네이버는 매달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우수 콘텐츠를 선정해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하고, 5개월 간 총 영상 조회수 합산이 가장 높은 크리에이터에게 최대 3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5개월 간 총 10억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튜브가 숏폼 서비스 도입 초기에 크리에이터들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쇼츠 펀드'를 조성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이미 틱톡과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숏폼 영상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MZ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을 플랫폼 내로 불러 모으기 위해 다양한 숏폼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이번 움직임도 국내 시장에서 유튜브 등 경쟁 업체를 견제하고 젊은층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숏폼 영상을 쇼핑,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등과 연계하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게 내부의 판단이다.
다만 네이버 클립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리에이터들의 관측이 엇갈린다.
크리에이터 A씨는 "네이버는 라이브커머스에 강점이 있는 만큼 쇼핑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크리에이터 B씨는 "국내 한정 타겟팅이라는 장점을 잘 살린다면 독보적인 수요층을 자랑하는 숏폼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네이버 클립이 크리에이터들에게 유튜브처럼 지속적으로 광고 수익을 분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반면 크리에이터 C씨는 "유튜브는 수익화가 가능하고, 틱톡도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유료 광고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도 리워드(보상)를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네이버는 1등에게 얼마를 주는 개념이기 때문에 기존 크리에이터들이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른 숏폼 플랫폼들처럼 네이버 클립에서 '챌린지' 콘텐츠가 유행하는 식으로 활성화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숏폼 콘텐츠가 주로 네이버 쇼핑의 홍보 수단으로 많이 쓰일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서비스 초기에는 지원금 제공 형태로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고, 점차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 모델도 만들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3년 전 네이버 인플루언서를 모집하면서 프리미엄 광고 및 브랜드 커넥트 등 새로운 보상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업계 최고 보상을 제공해왔다"며 "올해는 숏폼 창작자 발굴과 성장에 초점을 두고 콘텐츠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며, 서비스가 안정화되는 내년부터 더 다양한 수익 모델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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