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바닥 지났다…삼성전자, 감산효과에 3분기 실적 기대

2분기 반도체 적자 3~4조 추정되나 1분기 대비 개선 관측
AI반도체 수요 확대 더해져 3분기 영업이익 3조원대 반등할 듯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팹 건설현장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웃돌면서 3분기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커졌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4% 줄어든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6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8%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1분기만에 가장 적은 영업이익이지만, 앞서 증권사들이 예측한 영업이익 전망치(2818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적자 폭이 예상보다 훨씬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부문 적자가 3조~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 손실(4조5800억원)에 비하면 1조원 안팎으로 손실폭을 줄였을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메모리 3위 업체 마이크론의 3~5월 매출도 37억5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치(36억9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시장의 기대감은 3분기로 옮겨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7~9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6970억원이다.

실적 눈높이가 높아진 데는 반도체 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 감산효과가 3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도 "메모리 업계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수급 불균형이 해소됨에 따라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챗GPT발(發) 생성형 AI 수요 증가도 메모리 업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AI에는 서버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가 필수다.

아직 시장 규모는 미미하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4년간 연평균 HBM 사용량이 8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에 가시적인 수익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도 지난 5일 임직원 소통행사인 위톡(Wednesday Talk)에서 "HBM3, HBM3P가 내년에는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많고, 인텔이나 엔비디아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이 성장하면 HBM 메모리 등 수요도 증가한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