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겔러티’ vs. ‘아조비’ 본격 맞대결, 韓편두통 예방제 시장 성장 견인하나
100억 규모 시장 형성...SK케미칼·종근당 유통 맞대결 中
“잠재 수요 끌어낼 것...예방 및 치료 시장 동반 성장 전망”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글로벌 편두통 예방제 시장에서 ‘칼시오닌유전자관련펩타이드’(CGRP) 엑제 기전 약물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 일라이릴리(릴리)의 ‘앰겔러티’와 이스라엘 테바의 ‘아조비’ 등 국내 도입된 2종의 CGRP 주사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약물의 경쟁에 힘입어 약 100억원 안팎의 편두통 예방제 시장이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앰겔러티 공동판매를 각각 담당하는 SK케미칼(285130)과 지난해 말부터 아조비를 담당하게 된 종근당(185750) 사이에 펼쳐지고 있는 올 상반기 첫 유통 맞대결도 시장 성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인 만성 편두통 예방 환자에게 지난 1월부터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가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와 동일한 급여(주당 29만 5250원)를 적용받고 있다. 두 약물은 모두 월 1회 투여방식으로 개발됐다. 비급여시 이들의 연간 투약비용은 약 400만원 선이었지만, 이제 100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아조비와 앰겔러티는 모두 ‘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타이드’(CGRP) 억제 기전을 가진 단일클론항체 방식으로 개발된 편두통 예방제다. 트립탄 계열에 기존 경구용 급성편두통 치료제가 뚫지 못한 예방 적응증을 획득한 것이다.
국내 도입 시점에서 아조비 대비 2년 빠른 2019년에 승인된 앰겔러티는 지난해 9월부터 해당 급여로 처방됐다. 하지만 두 약물이 올 초부터 적응증이나 가격 등의 측면에서 같은 선상에 놓이게 된 것이다. SK케미칼이 2021년부터 국내 엠갈리티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고, 지난해 9월 종근당이 한독테바와 아조피의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거대 제약사간 유통 맞대결도 성사됐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엠겔러티와 아조비, 그 외 제한적으로 쓰이는 약물까지 편두통 예방제 시장은 약 100억원 안팎이다. 해당 시장에서 엠겔러티가 60~7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국내 트립탄 계열 약물 중심의 편두통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잠재적인 편두통 예방 및 치료 시장은 이보다 최소 3~4배 이상 크게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0년 기준 편두통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55만명) 대비 4배 이상 많은 사람(약 250만명)이 병의원을 찾지 않는 잠재적 환자로 분류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편두통 의약품 유통 업계 관계자는 “편두통 예방 및 치료 시장이 수년 내 국내에서도 최소 1000~2000억원 안팎의 규모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며 “특히 아조비와 엠겔러티의 글로벌 매출이 확장하는 것을 볼 때 두 약물이 경쟁적으로 국내 시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바와 릴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조비의 글로벌 매출은 3억7700만 달러(한화 약 4900억원)였다. 최근 분기별 매출이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어 올해 4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엠갈리티의 2022년 매출은 6억5090만 달러로 전년(5억7700만 달러) 대비 13% 상승했다. 두 약물이 모두 2018년 미국에서 승인됐지만, 유럽 연합(EU) 시장 진입에서 아조비가 엠갈리티 보다 1년 늦은 결과 매출에서 차이가 벌어졌지만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미국 화이자의 ‘너택ODT’(성분명 리메게판트)나 애브비의 ‘큐립타’(성분명 아토게판트) 등 해외에선 게판트 계열의 경구용 CGRP 억제제가 편두통 예방과 치료 적응증을 모두 확보하며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구용 CGRP 억제제의 국내 도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편두통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아조비와 앰겔러티 등이 국내 편두통 CGRP 예방제 시장의 개척자 지위를 최대 내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미 지난해 너택ODT의 아시아지역 가교 임상 3상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왔고 이르면 올해 또는 내년 상반기에 국내에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구용 CGRP 편두통 예방제까지 들어오면 관련 시장의 치료 옵션 증가로 의료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two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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