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생 안드레예바, 윔블던 女단식 3회전行...비결은 앤디 머리 향한 팬심?
머리 “시력 교정하면 더 훌륭한 선수 될 것”
여자 테니스 미라 안드레예바(러시아·세계 102위)가 두 번째로 나선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2007년생의 무서움을 뽐내고 있다. 그가 좋아하는 남자 테니스 스타 앤디 머리(36·영국·40위) 덕분일까. 어느덧 3회전까지 진출했다.
안드레예바는 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8·체코·11위)를 상대로 기권승을 거뒀다. 1세트를 6-3으로 잡은 안드레예바는 2세트에서도 4-0으로 크레이치코바를 따돌리고 있었는데, 크레이치코바가 이때 왼쪽 다리 부상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지난달 처음 나선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도 3회전까지 올랐던 안드레예바는 두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으로 3회전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그는 코트 밖에선 “온라인 학교 과목 중에선 화학이 최악”이라고 말하는 영락없는 학생 선수다.
돌풍과 상승세의 비결은 무엇일까. 영국 출신 테니스 스타인 머리를 향한 ‘팬심’이 숨겨진 무기로 꼽힌다.
지난 4~5월에 걸쳐 열린 테니스 마드리드오픈에 나선 안드레예바는 인터뷰 과정에서 “이렇게 큰 대회에 참가하면 정말 좋은 점이 무엇이냐면 점심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앤디 머리 같은 선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는 매우 아름답다(so beautiful in life). 정말 멋지다”고 해 머리의 열혈 팬임을 밝혔다. 머리는 부상으로 주춤하며 한때 은퇴 위기까지 몰린 적이 있지만, 전성기 시절엔 로저 페더러(42·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37·스페인·136위),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2위)와 함께 테니스 ‘빅4′를 이뤘을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였다. 최근 복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테니스계의 쾌남으로 알려진 머리는 이 인터뷰를 보고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안드레예바가 시력 교정을 하면 훨씬 더 압도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응답했다.
두 선수는 이후 때때로 연락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가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한 챌린저 대회에서 우승하자 안드레예바는 그에게 문자를 보냈고, 머리는 ‘고맙다. 앞으로 더 대성하라’는 취지로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슬하에 자녀 4명을 둔 머리에게 안드레예바는 다 큰 딸처럼 보일 것이다.
이번 윔블던에 나란히 출전한 둘은 순항하고 있다. 안드레예바가 오래 버텨야 머리와 윔블던에서 계속 마주칠 수 있다. 현재 머리도 2회전에 오르는 등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통산 2회(2013, 2016년) 우승한 관록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둘은 아직 윔블던에서 대화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안드레예바가 수줍어하기 때문이다. 안드레예바는 “그에게 말을 걸기가 너무 떨린다”면서 “그가 나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을 보게 되면 너무 부끄러워서 서둘러 장소를 옮기곤 한다”고 말했다.
코트 안에선 누구보다 맹렬하지만, 코트 밖에선 아직 수줍음이 많은 이 소녀 선수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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