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41년 만에 첫 꼴찌가 될 것인가, 삼성 라이온즈!

배정훈 기자 2023. 7. 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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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삼성, 이번엔 새 3루수


삼성과 KIA가 지난 5일 전격적인 맞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포수 김태군이 KIA 유니폼을 입는 대신 내야수 류지혁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고, 인천과 포항 사이 편도 353km를 달린 두 선수는 트레이드 첫날부터 타석에 들어서며 새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예고했습니다.

KIA가 트레이드에 임한 이유는 자명합니다. 포수 뎁스가 얇아도 너무 얇기 때문입니다.

▶ 관련기사 : 역대 최악의 포수난 겪고 있는 KIA... 좋은 포수 어디 없나요?

준수한 수비력과 공격력을 지닌 김태군의 합류는 KIA의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합니다. 게다가 한승택의 합류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태군은 한준수 등 KIA의 젊은 포수 유망주들에게 멘토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김태군이 KIA 선수단에 합류한 첫날 한준수는 데뷔 첫 홈런포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습니다.)

트레이드로 인한 KIA의 이득은 분명한데, 삼성의 경우는 어떨까요? 사실, 삼성도 KIA만큼 취약한 포지션이 있는데, 이번 트레이드는 이를 메우기 위함이 분명합니다.
 

무주공산 된 삼성의 핫코너

일반적으로 3루수는 1루수와 함께 공격력이 좋은 선수가 차지하는 자리로 여겨졌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롯데 이대호나 리그를 호령했던 거포 두산 김동주 등이 대표적입니다.

10년 전에는 삼성도 뛰어난 3루수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삼성왕조의 주역 중 한 명인 박석민입니다. 박석민은 매년 빼어난 출루율과 준수한 장타력으로 중심 타선의 한 자리를 책임졌습니다.
하지만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박석민이 NC로 이적했고, 삼성은 두산에서 이원석을 데려와 급히 자리를 메웠지만, 올해 이원석마저 키움에 트레이드로 내주면서 그야말로 3루수 자리가 무주공산으로 변했습니다.

빼어난 공격력으로 타선을 이끌거나 준수한 타격 능력으로 타선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삼성의 3루수 자리는 계륵 같은 존재가 돼버렸습니다. 실제 3루수 자리를 책임져줘야 할 강한울(OPS 0.476)이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고, 미래 3루수를 맡아야 할 김영웅(OPS 0.482)의 성장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올해 삼성의 3루수는 21세기 들어 최악의 포지션으로 전락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최소 OPS 0.7 이상의 활약을 펼칠 만큼 준수한 타격 능력과, 3루는 물론 2루와 1루 수비까지 커버할 수 있는 20대 내야수 류지혁은 그래서 삼성에게 꼭 필요한 퍼즐 조각이었을 겁니다. 만약 류지혁의 부족한 장타력(통산 장타율 0.337)까지 리그 최고의 '장타 도우미' 라이온즈 파크의 '가호'를 받는다면, 삼성과 류지혁 모두에게 이번 트레이드는 윈-윈으로 남을지 모릅니다. (류지혁은 트레이드 첫날 포항야구장 담장을 직격 하는 2루타를 뽑아내며 삼성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115m 거리의 담장을 직격한 류지혁의 타구는 우중간이 짧은 라이온즈파크에서라면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자, 이번 트레이드로 삼성이 최하위를 벗어날 모멘텀을 마련한 걸까요? 아쉽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삼성의 해결되지 않은 취약점이 하나 더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3번의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5회까지 앞선 경기를 패배한 것이 열 번, 7회까지 앞서던 경기에서 진 것도 세 번이나 됩니다. 물론 이유는 자명합니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허약한 불펜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삼성이 키움에 핵심 자원인 이원석에 3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고 불펜 투수 김태훈을 받아왔던 것도 이런 '급한 불'을 끄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김태훈이 이적 후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자(삼성 이적 후 25경기 ERA 8.46) 다른 트레이드를 통해 추가 불펜요원을 데려오려 했고, 이런 시도가 뜻대로 되지 않자 급한 대로 이원석이 빠져나간 뒤 최악의 약점이 돼버린 3루수 자리라도 메우기로 결정한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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