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디지털 뱅크런 대응정비... 3분기 금산분리 개선안 발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디지털 뱅크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디지털 뱅크런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를 정비한다. 또 3분기 내 지난해부터 추진한 금산분리 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1조원 확대하고, 소상공인의 채무조정을 돕는 새출발기금의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신기술 활용은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감독·건전성 관리도 개선하는 등 이점도 있지만 금융산업의 안정성과 건전한 영업행태,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기했다"며 "36시간 동안 420억달러의 자금이 스마트폰 뱅킹으로 빠져나간 SVB 사태에서 보듯 디지털 뱅크런은 위기전파 속도를 가속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등을 통한 허위 뉴스 유포에 따른 시장불안이 크게 늘고 있고,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도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혁신과 금융안정의 양대 가치를 균형있게 달성할 수 있도록 근본적 제도 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금융위는 연내 정보기술(IT) 기반 빅테크 기업의 금융산업 진출 확대에 따른 리스크 대응을 위해 빅테크 규율체계 정비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실제로 SVB 사태 이후 국내에서도 디지털 뱅크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금융의 디지털화 수준이 높아 비대면 대량인출로 인한 금융사의 유동성 위기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또 SNS를 통해 특정 금융사가 부실에 빠졌다는 악의적인 가짜뉴스로 일부 금융사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어 "계열사간 데이터 활용과 업무위탁 활성화 등 금융지주회사 규제를 전면 재정비해 지주의 역할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금융사의 해외진출 관련 애로사항 관련 규제개선도 이달중 발표하고 현지영업 애로 해소를 위한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지주가 비금융회사 주식을 기존 5%에서 15%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금산분리 완화와 함께 금융지주가 계열사간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금융지주도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슈퍼 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부채를 늘리는 금융지원만으로는 취약계층의 근본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자금지원 외 재기지원을 위한 복합상담을 병행할 것"이라며 "지역자치단체,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협업을 추진해 복지 및 취업지원 등 다양한 자활지원 프로그램과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별도 지원없이는 정상상환이 어려워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 경우 이자율 인하, 분할상환 등 선제적 채무조정을 실시할 것"이라며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한 새출발기금도 지원대상 확대를 통해 보다 많은 분들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오는 9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소상공인 금융지원의 종료가 금융시장에 위기를 불러오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체 금융지원 금액 가운데 90%가 넘는 만기연장은 문제가 없고, 상환유예 중에서 이자유예 같은 경우는 부실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자유예도 1년의 추가 거치기간을 주고 9월부터는 60개월로 분할상환을 실시하며 그래도 안되면 새출발기금으로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에 절대 위기가 없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소상공인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 등 금융지원 종료로 위기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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