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도 예측 못한 게릴라 장마…AI·양자컴이 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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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28일 광주광역시에선 '게릴라 폭우'로 하루만에 274mm 이상의 비가 왔다.
연구팀은 직렬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존 슈퍼컴퓨터와 달리 양자중첩 상태를 통해 데이터를 병렬적으로 동시에 처리하는 양자컴퓨터는 기상예측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 최대 슈퍼컴퓨터 개발사인 아토스도 양자컴퓨터 기반 기상예측 프로그램을 공급할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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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28일 광주광역시에선 '게릴라 폭우'로 하루만에 274mm 이상의 비가 왔다. 당시 기상청 슈퍼컴퓨터는 전국에서 최대 강수량을 90mm로 계산했다. 좁은 곳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극한 기상 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이를 예측하는 슈퍼컴퓨터(슈퍼컴)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기상청 슈퍼컴퓨터 5호기 '구루'와 '마루'는 지난 5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슈퍼컴퓨팅 컨퍼런스(ISC 2023)'에서 공개된 '슈퍼컴 톱 500'에서 세계 슈퍼컴 성능 순위 37위와 38위를 각각 기록, 상위권에 랭크됐지만 기상예측 정확도에선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과학자들은 더 정교한 기상예측을 위해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치 톈 중국 중국 화웨이클라우드 연구원 연구팀은 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약 40년에 걸친 기상 데이터를 학습한 AI 기반 기상예측 시스템 ‘팽구-웨더’를 공개했다.
팽구-웨더는 1979년부터 2017년 기간 전세계 기상데이터를 학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현존 최고 기상예측 시스템인 유럽중기기상센터(ECMWF) 예측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1만배 이상 빠르면서 동일한 정확도를 보였다. AI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를 여러 계층으로 나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의 가능성을 낮췄다. 연구팀은 “팽구 웨더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학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마이클 조던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 연구팀도 딥러닝을 활용한 AI 강수량 예측모델 '나우캐스트넷'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모델은 2048km×2048km 규모의 지역 내 강수량을 최대 3시간 전에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
기존 첨단 강수예측 시스템이 예측한 결과와 비교했을 때 나우캐스트넷이 가장 높은 정확도를 예측치를 보인 비중이 무려 71%에 달했다. 같은 지역의 강수량을 10번 예측할 경우 7번은 나우캐스트넷의 정확도가 가장 높았다는 얘기다.
양자컴퓨터를 기상 예측에 활용하는 방안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슈퍼컴퓨터는 정보 기본단위를 0과 1로 표현하는 비트를 쓰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 단위를 사용해 1과 0을 동시에 다량으로 처리, 복잡한 수학적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성능을 보인다.
펠릭스 테니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원은 지난 2월 국제학술지 '미국기상학회보'에 발표한 논문 통해 양자컴퓨터를 기상예측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직렬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존 슈퍼컴퓨터와 달리 양자중첩 상태를 통해 데이터를 병렬적으로 동시에 처리하는 양자컴퓨터는 기상예측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양자컴퓨터의 초전도상태나 진공상태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오류)'를 줄이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양자컴퓨터를 기상예측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와 중국 저장슈퍼컴퓨터혁신연구센터는 양자컴퓨터를 사용한 기상예측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유럽 최대 슈퍼컴퓨터 개발사인 아토스도 양자컴퓨터 기반 기상예측 프로그램을 공급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 기상청 또한 올해 초 기상청의 수치예보체계를 양자컴퓨터에 가동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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