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잔인할 수가'… 푸들 생매장 30대 견주에 징역 1년6개월 구형

검찰, 견주 도운 40대 남성도 징역 10개월 구형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에서 반려견을 산 채로 땅에 묻은 혐의로 기소된 견주에 대해 징역형이 구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검은 전날 제주지법 형사1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A씨를 도운 40대 남성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4월19일 오전 3시께 제주시 애월읍 도근천 인근 공터에 키우던 7살 푸들을 산 채로 땅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혼자 범행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A씨는 범행 당일 새벽 지인 B씨에게 도움을 청해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삽으로 구덩이를 파서 푸들을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를 제외한 나머지 몸통 부분이 모두 땅 속에 파묻힌 푸들은 약 6시간 뒤인 같은 날 오전 8시50분께 길을 지나던 시민에 의해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다행히 이 푸들은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곧 기력을 회복했다.

사건 초기 용의자로 지목된 A씨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반려견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망이 좁혀오자 "죽은 줄 알고 묻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이 방범카메라(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땅에 묻힐 당시 푸들은 살아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당시 피고인이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해 이들을 정식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의 경우 약식기소 처분이 내려지는 비율이 높다.

검찰 관계자는 "오랜 기간 수사를 이어온 결과 사안이 중대하다고 평가해 기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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