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 교사 관리하며 문항 사고 교재 만든 학원"…수사의뢰(종합)
공정위 조사 요청 14건 증가해 총 24건…2주 집중신고기간 총 325건 접수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교육부가 사교육 업체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체제 간 유착이 의심되는 사안 2건을 추가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이 중에는 수능·모의평가 출제위원 출신 현직 교사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며 이들에게서 구매한 문항으로 교재를 만든 대형 입시학원 강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교재 끼워팔기 등 14건에 대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새롭게 조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지난 2주간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집중 신고 기간 들어온 사안 가운데 경찰 수사 의뢰는 총 4건, 공정위 조사 요청은 모두 24건으로 늘어나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22일 오후 2시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2주간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32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사교육 카르텔로 분류한 신고는 81건, 사교육 부조리로 구분한 신고는 285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유형별로는 ▲ 사교육 업체-수능 출제 체제 간 유착 의혹 50건 ▲ 끼워팔기식 교재 등 구매 강요 31건 ▲ 교습비 등 초과 징수 36건 ▲ 허위·과장광고 54건 ▲ 기타 195건 등으로 집계됐다.
대형 입시학원 관련 신고는 64건 포함됐다.
앞서 교육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언급하며 비판하자 지난달 22일 공정위,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구성하고 2주간 수능 출제 당국과 사교육 간 유착 사례 등에 대한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는 제2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열고 사교육 업체와 수능 출제 체제 간 유착 의혹 2건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입시 결과를 과장 홍보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입시 전문 학원 등 10건을 공정위에 조사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교육부는 추가로 사교육 업체-수능 출제 체제 간 유착 의혹 2건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14건을 공정위에 조사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수사 의뢰 사안에 대형 입시학원 강사가 수능·모의평가·학력평가 출제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면서 이들에게서 문항을 사들여 교재를 제작했다는 신고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행위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체적인 기간이나 의혹에 연루된 현직 교사의 수치 등은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교육부는 학원 교재·강사 교재·모의고사·노트까지 묶어서 구매하게 했다는 신고 내용과 입시 결과 부풀리기 등 허위·과장 광고 사례를 모아 공정위에 넘기기로 했다.
이로써 경찰청 수사 공조를 의뢰한 사안은 총 4건, 공정위 조사 공조를 요청한 사안은 24건으로 늘었다.
일부 학원의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국세청 등 유관 기관에 정보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시·도 교육청과 함께 신고가 접수된 25개 학원을 대상으로 합동 점검을 추진하고, 수강생을 초과 수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교습비 게시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례 등을 적발하고 벌점·과태료 부과, 시정 명령·교습 정지, 고발 등 행정 처분에 나섰다.
서울 강남 소재 한 학원은 지하 스터디카페를 사실상 독서실처럼 운영한 사실이 적발돼 무등록 시설을 운영한 혐의로 고발당하게 됐다. 현행법상 독서실은 지하 운영이 금지돼 있다.
경찰 수사 의뢰 대상이나 공정위 조사 요청 사안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집중 신고 기간에 신고가 접수된 사안 가운데 63건은 아직 검토 중인 데다, 교육부가 집중 신고 기간 종료 후에도 신고센터를 지속해서 운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또 공정위, 경찰청 역시 별도의 신고 창구를 개설해 사교육 카르텔·부조리에 대한 신속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대형 입시학원 점검을 하다 보니 현행 학원법으로 처벌하거나 단호하게 대처하기엔 한계가 있는 사안들이 있었다"며 "그런 사안을 분류해 (하반기에) 학원법을 고쳐서라도 처벌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의무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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