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마약과의 전쟁, 지금이 골든타임...앞으론 기회 없을 것"

김현지·조해수 기자 2023. 7. 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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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그랜드하얏트호텔 난동 조폭 '수노아파' 와해시킨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조폭 전성시대, 누가 그들을 잡나…"조폭은 끈기 없고, 불편함 못 견디고 즉흥적으로 판단하는 편"

(시사저널=김현지·조해수 기자)

"주가조작·무자본 M&A 등에 개입하여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약한 사람 괴롭히는 조직폭력 범죄는 반드시 뿌리 뽑읍시다. 우리나라가 조직폭력배들이 백주 대낮에 활보하고, 정치인 뒷배로 기업인 행세를 하면서 국민을 괴롭히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막지 않으면 이런 것들이 일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2023년 신년사다. 그로부터 반년이 흐른 6월30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 9명을 구속 기소하고 3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전남 목포에 거점을 두고 결성된 거대 폭력단체다. 그러나 이번 기소로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수노아파 조직원 12명은 2020년 10월 그랜드하얏트호텔에 3박4일간 묵으면서 직원들과 다른 투숙객들을 위협했다(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 구성·활동). 이들은 호텔 식당에서 욕설을 하며 밴드의 공연을 강제로 중단시키거나 온몸의 문신을 드러낸 채 사우나는 물론 호텔 안을 단체로 활보했다. 이 모든 일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특급호텔에서 벌어진 일이다.

2020년 10월 수노아파 조직원 중 일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난동을 부릴 당시 모습 ⓒ서울중앙지검 제공

"배상윤-김성태, 진화한 조폭의 일원"

더 큰 문제는 피해를 본 호텔 측에도 조폭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점이다. 수노아파 조직원은 "배상윤 회장 나와", "배상윤 회장이 60억원을 떼먹었다"며 난동을 부렸다. 배 회장은 '인마크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인마크 PEF)'를 통해 그랜드하얏트호텔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수노아파의 돈도 인마크 PEF에 흘러 들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60억원의 돈을 잃은 수노아파 윤아무개씨(51)가 조직원을 시켜 난동을 부린 것이다.

배상윤 회장은 누구인가. 한동훈 장관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주가조작·무자본 M&A 등에 개입하여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정치인 뒷배로 기업인 행세를 하면서 국민을 괴롭히는 조폭"이 배 회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배 회장을 말할 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배 회장은 김 전 회장과 '경제 공동체'로 알려져 있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구속 기소)와 관련한 대북 송금 의혹을 비롯해 배임·횡령·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배상윤 회장도 만만치 않다.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방해 및 배임 혐의, KH그룹 주가조작 혐의, 대북 송금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형남) 등 여러 곳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배 회장은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이와 관려해 신준호 부장은 "배 회장이 최근 베트남에 체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와 직결된 사항이라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는 점을 양해해 달라"면서도 "배 회장의 신병 확보와 상관없이 관련 수사는 문제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배상윤 회장은 김성태 전 회장과 함께 '조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배 회장은 1997년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납치·고문하고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에서 배 회장은 무혐의를 받았지만, 그 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014년 배 회장과 김 전 회장은 쌍방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배 회장과 김 전 회장은 80개 차명계좌로 수천여 차례에 걸쳐 통정·가장매매, 고가·물량 소진 매수, 허수매수 주문 등으로 시세를 조종해 350억여원의 이득을 챙겼다.

우리나라의 조폭 규모는 2021년 대검찰청 기준 173개 계파, 505명이다. 같은 해 676명이 형사처벌을 받았고 이 중 89명은 구속됐다( 기사 참조). 그렇다면 조폭을 잡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의 마석도 형사(마동석 분)를 떠올리기 쉽다. 거대한 몸집에 펀치 한 방으로 조폭을 때려잡는, 물불 가리지 않는 그야말로 '범죄자 사냥꾼'의 모습이다.

7월5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시사저널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신준호 강력부 부장검사 ⓒ시사저널 이종현

신준호 부장, 서울 전역 조폭·마약사범 전담

현실 세계에서 범죄 사냥꾼의 모습은 마석도와 좀 다른 이미지였다. 수노아파를 와해시킨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3기).  그는 마음씨 좋은 옆집 아저씨, 어디선가 한 번쯤 스쳤을 것 같은 동네 형처럼 수수하고 편안한 인상이었다. 7월5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실에서 만난 신 부장은 머리를 긁적이며 "실력과 성과로 국민들께 보답해야 하는데, 자그마한 실적을 자랑하는 것 같아 쑥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연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던 신 부장은 강력범죄 실태의 심각성을 얘기하는 대목에서 어느새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신 부장의 진중한 태도에서  '범죄자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공격성 보다 "조폭으로 피해를 본 국민이 없어야 한다"는 시민 수호자의 모습이 엿보였다. 그는 "조폭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우리 사회의 최약자들이다.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검찰의 책무"라면서 "조폭·마약범죄의 경우 이미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수준을 벗어났는지도 모른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나지 않았다는 희망을 품고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말했다.

대구계성고-경북대 법대를 나온 신준호 부장은 광주지검 강력부장-대검 마약·조직범죄과장-인천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 등을 지낸 말 그대로 '강력통'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6명의 검사와 함께 서울 전 지역의 조폭, 마약 사범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의 가장 외진 곳에 있는 5층짜리 별관. 여기에 강력부가 위치하고 있다. 마약범죄도 이곳에서 수사한다. 강력부를 찾아온 제복 경찰도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강력범죄와 관련한 영화나 소설에선 피가 튀고 뼈가 부러지는 액션이 쉴 새 없이 나온다. 그러나 영화 속 얘기다. 신준호 부장의 말을 들어보자.

"조폭 수사에서도 '강 대 강' 대응만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부드러운 방법이 먹힐 때도 많다. 이번 수노아파 수사에서도 이런 방법을 썼다. 조폭 13명을 동시 소환했는데, 여자 수사관을 투입해 통제했다. 강력부 복도에 책상을 2열로 놓고 대기실로 사용했는데, 덩치 큰 조폭들이 초등학생처럼 얌전히 앉아있더라. 화장실에 갈 때 손을 들어 다녀와도 되는지 묻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니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조폭은 조직원 수가 많기 때문에 동시에 일제히 검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조폭들은 대개 단체 합숙소 등과 같은 거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광범위한 통신수사, 잠복근무를 통해 수노아파의 합숙소 2곳, 유흥주점 1곳을 특정해 냈다. 토·일 주말에 수사관 30명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때 돌발적인 사고를 막기 위해 동선·시나리오 등을 몇 번씩 수정했다."

과거에는 수사기관에서 구타와 가혹행위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조폭 수사에서도 영상, 포렌식 자료, 통화, 계좌 내역 등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인간적인 대우로 조폭들의 마음을 여는 것도 필요하다. 조폭들은 끈기가 없고, 불편함을 못 견디고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치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의외로 겁이 많거나, 시샘이 많은 경우도 있다. 이를 잘 이용해야 한다. 물론 사건 초기에 조폭의 기세를 꺾는 것이 중요하다. 조폭들의 세계에선 이른바 '가오(체면)'를 중시하기 때문에 적당한 명분을 만들어줄 필요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달아날 구멍(조직 내에서 면책될 수 있는 변명거리)'을 파주기도 한다."

제보자나 증인의 안전은 조폭 수사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조폭은 말 그대로 '조직적'으로 수사에 대응하기 때문에 좀처럼 원하는 진술을 받을 수 없다. 피해자나 상대방들도 보복, 후환이 두려워 실체를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에서도 그랜드하얏트호텔 측이 고소를 취하해 버렸다. 이처럼 조폭 사건은 축소, 왜곡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제보자나 협조자, 증인의 안전과 신변보호를 생명처럼 여기고 있다."

"MZ 조폭이 올린 SNS 사진이 범죄 증거"

세상의 변화에 맞춰 조폭들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던 조폭들은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더 성행하고 있다.

"CCTV, SNS 등이 발달하면서 '채증'(증거채집)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조직 간 정면대결이나 직접 충돌은 눈에 띄게 줄었다. 하위 조직원들 간 싸움이나 분쟁이 생기는 경우, 교도소에 수감된 선배 조직원들끼리 적당히 타협·중재해 해결하기도 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SNS를 활용해 외제차 등 재력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신규 조직원을 영입하는 경우도 있다."

배상윤 회장과 김성태 전 회장은 각각 KH그룹, 쌍방울그룹을 인수해 재벌 규모로 성장했다. 조폭들이 눈독 들이는 사업이 대자본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불법 사채업, 성인오락실, 도박장(속칭 '홀덤바'), 대포폰 유통, 유흥접객원 인력 제공 업소(속칭 '보도방'), 성매매업소 운영 등은 고전적인 사업이다. 해외로 진출해 보이스피싱,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일부는 자본시장에 진출해 사채업자들과 결탁했다. 이를 통해 단기자금을 동원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장사를 집어삼킨다. 이후 내부 알짜 자산을 빼먹고 상장폐지로 몰고 간다. 이른바 기업사냥꾼이다."

조폭 세계에도 MZ 바람이 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조폭범죄로 검거된 피의자 중 10대는 2018년 100명에서 지난해 21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도 837명에서 1030명으로 증가했다.

"MZ세대 조폭들이 정기적으로 '또래' 모임을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 '99모임' '02모임' 등 나이별 모임에 조직 한 곳에서 대표 한 명이 참석하는 식이다. 과거의 조폭 기수별 모임은 위계 확립 또는 친목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최근 또래 모임은 지능화된 범죄 수법을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개 불법 사채와 주식 리딩방 사기, 대포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등의 수법을 공유하고 합종연횡해 불법을 저지른다. 또래 모임을 자랑 삼아 SNS에 올리기도 한다. 상의를 탈의하고 문신을 드러낸 조폭들의 사진 위에 '국제마피아, 대신동, 한실, 골보, 남양주, 텍사스, 상계, 수노아' 등의 조직 이름까지 적혀 있다. 조폭들이 알아서 채증을 해주는 셈이라, 우리로서는 고맙기까지 하다."

신준호 부장은 조폭의 본질이 "약자에 대한 갈취"라고 말했다. "국가가, 사회가, 검찰이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그의 말 속에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2023년의 대한민국에는 일상의 거리부터, 자본시장에 이르기까지 조폭들이 널려 있다. 조폭의 본질은 떼를 지은 폭력이고, 약자에 대한 갈취다. 세상이야 어떻게 되든 모르겠고 '나만, 우리끼리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극도로 이기적인 '사회악'에 불과하다."

신준호 부장은 "검찰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조폭을 뿌리 뽑도록 국민들이 검찰과 경찰에 수사권을 줬는데, 지금은 가히 '기형적'이라 할 만큼 희한한 구조를 갖고 있다. 엄청나게 비효율적이고,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의 수사 구조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슬로건 아래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제한돼 있다. 검찰은 사실상 조폭 사건에 바로 개입할 수 없다. 기껏해야 경찰에서 1차 수사를 해 송치한 것을 그대로 기소하거나, 일부 보완하는 정도에 그친다. 아니면 아예 작심하고 전면 재수사를 해야 하는데, 막대한 시간이 소요돼 사건의 실체는 이미 사라져버린 후다. 우리나라 경찰의 역량이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것은 틀림없으나, 사실상 모든 것을 경찰에 맡겨야 하는 상황에서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검찰이 한가하게 뒷짐 지고 있을 여유와 시간이 없다. 어쩌면 지금이 골든타임이고, 앞으로는 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다. 지금 하지 않으면 그 피해자는 다름 아닌 우리의 아들딸, 손주들이다."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에서 활동한 조직원들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6월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범죄에서 '신분위장 수사' 허용해야"

신준호 부장은 마약 수사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2급 공인전문검사인 '블루벨트'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마약 퇴치에 대한 공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올해 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전담수사팀 팀장을 지냈다. 신 부장은 "마약범죄의 실제 규모는 어떤 전문가도 장담할 수 없다. 암행 범죄까지 계산하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예방-수사-치료 등 마약에 대한 전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약의 확산은 SNS, 가상화폐 등 비대면·익명성 거래 수단의 활성화와 맞물려 있다. 이른바 '오른손-왼손' 하던 식의 대면거래 위주이던 과거에는 투약자 등 하선을 잡아 오프라인상에서 따라가다 보면, 얼마 안 가 상선이 잡히거나 적어도 누군지는 파악됐다. 그러나 이제는 투약자 등 하선을 잡아도, 하선도 상선이 누군지 모른다. 고작해야 '텔레그램 아이디 ○○으로부터 비트코인을 주고 던지기 방식으로 샀다'는 얘기만 나올 뿐이다.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하늘에서 떨어졌다, 땅에서 주웠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즉, 익명성으로 인해 검거나 적발될 위험이 크게 줄어 심리적 장벽이 무너진 것이다."

신준호 부장은 현재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건에서 사용하는 '신분위장' 수사기법을 마약 수사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성 있는 거래 수단의 발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익명 거래에 '위험성'을 부과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즉, 수사기관이 익명화된 온라인 거래에 직접 '유저'로 위장해 잠입수사를 해야 한다. 온라인 거래 시 적발·검거의 위험성을 높여 마약 사범들 간에 서로 불신·경계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마약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즉, 편익보다 위험을 크게 만드는 법경제학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검찰 내에서 '강력통'은 거의 명맥이 끊어졌다시피 했다. 험한 일을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다. 검찰의 직접수사가 제한되면서 인력이나 예산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강력부가 있는 곳도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대구지검, 부산지검 정도다. 그나마 있던 베테랑도 반부패부나 다른 부서로 떠나기 일쑤다. 신준호 부장은 "강력부 베테랑 수사관이 군무원으로 이직하는 것을 보고, 참 허탈하더라"고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강력·마약범죄는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범죄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끝까지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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