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확인했는데 15억 달라니” 청량리 분양권 가격차 이유가
서울 분양권 거래량 대비 4배↑
중개·직거래 간 웃돈 격차 4억 이상
분양권 거래시장은 과거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물량이 대부분이었지만, 서울에서는 수억원의 웃돈이 붙은 분양권 전매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전체 거래 중 약 40%가 직거래로 이뤄지면서 일각에서는 세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가족 간 증여·다운계약 등 편법 행위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동대문구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53건으로, 이는 작년 상반기 서울 분양권 거래량(12건)의 4배를 웃도는 수치다.
단지별로는 전농동 ‘롯데캐슬 SKY-L65’가 42건, 용두동 ‘한양 수자인 192’가 11건 거래됐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연착륙 대책으로 전매 제한이 완화하면서 청량리 일대에서 입주를 시작한 단지의 분양권 수요가 활발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 단지의 분양권 거래 형태를 보면 전체 거래량 가운데 약 38%(20건)가 직거래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개 거래 분양권 매물에는 기존 분양가 대비 5억원 가량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반면, 직거래 매물에는 웃돈이 거의 붙지 않았다.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A 분양권은 지난 6월 16일 15억112만원(57층)에 중개 거래된 데 비해, 전용 84㎡ 분양권은 같은 날 9억6450만원(16층)에 직거래됐다. 이들 아파트 분양가가 각각 10억2930만원, 9억375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권에 4억7000여만원과 2700만원씩의 웃돈이 형성됐다. 같은 면적이지만 거래 유형에 따라 가격 차가 4억원 넘게 벌어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용두동 ‘한양수자인 192’ 단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단지의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5월 3일 당초 분양가 대비 약 3억원 비싼 14억1485만원에 중개 거래됐지만, 지난달 같은 면적 분양권은 웃돈이 약 1600만원에 불과한 8억5690만원에 직거래됐다.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싼 가격을 보고 현장에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즉, 중개 거래와 직거래간 큰 시세 차이로 가격을 잘못 알고 현장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잔금을 치를 능력이 부족한 아파트 수분양자(분양 계약자)가 분양권 전매 시 양도세 부담을 피하고자 직거래를 통한 가족 간 증여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약 당첨일로부터 1년 이내에 분양권을 매도하면 지방 소득세를 포함해 시세 차익의 77%, 2년 안에 팔면 66%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그런데 특수 관계인 간 거래 시 시세와 거래가 차액이 30% 미만이면 증여세 대상에서 배제된다.
더불어 실제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계약하고 차액은 현금으로 지급하는 ‘다운계약’을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주택 전문가는 “최근 서울 주택시장이 꿈틀대는 틈을 타 편법 행위 가능성을 내포한 직거래 사례가 더러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 정부 차원에서 특수 거래를 면밀히 살피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권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 폐지 조항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점도 시장 활성화 방행 요소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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