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랩, 전부 환경호르몬 나온다?…"재질·사용따라 달라"

비닐랩 재질에 따른 사용법 확인 필요
가정용 PE랩, 전자레인지에 사용 가능
업소용 PVC랩, 열 가하면 발생 가능해

[서울=뉴시스] 서울시내 한 중식당의 모습. (사진=뉴시스 DB.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비닐랩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환경호르몬이 나올까. 재질과 사용 방법에 따라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비닐랩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주방 필수품 중 하나다. 하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환경호르몬 노출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비닐랩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질별로 올바른 사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닐랩은 재질에 따라 가정용과 업소용으로 나뉜다. 랩에 사용되는 재질에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이 있다. 보통 가정용 랩은 PE가, 마트·음식점 등 업소용 랩은 PVC가 사용된다. 두 소재는 재질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역할의 물질인 가소제 첨가 여부에 따라 환경호르몬 발생 등에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가소제는 딱딱한 플라스틱에 유연성과 탄성을 줘 성형하기 쉽도록 하는 등 제품으로서의 특성을 갖출 수 있도록 첨가되는 물질이다.

가정용 PE랩은 재질 자체가 유연해 가소제가 사용되지 않는다. 일반 식품 포장용으로 적합하다. 전자레인지에서 랩에 씌운 음식을 데울 때 환경호르몬 등의 유독성 문제가 없다. 다만 PE 재질의 특성상 유리나 도자기에 비해 열에 견딜 수 있는 한계가 다소 낮다. 뜨거운 음식에 랩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정용 PE랩에 사용되는 첨가제는 대부분 휘발성이 없다. 직접 닿지 않은 식품으로는 스며들 수 없다. 비닐로 재활용이 가능한 PE랩은 다 쓰고 버릴 때는 비닐류로 배출하면 된다.

업소용 PVC랩은 신축성·접착력이 좋다. 배달 음식과 마트의 식품 포장 등에 주로 사용된다. 딱딱한 PVC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소제를 사용한다. 열을 가하면 환경호르몬이 나올 수도 있다.

뜨거운 음식과 닿거나 전자레인지 조리 등 열을 가하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 이 같은 특성으로 과일이나 채소, 축수산물 포장, 상온 유통 판매용 햄·소시지류 포장 등에 적합하다. PVC는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다른 비닐의 재활용까지 방해한다.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가정에서 비닐랩 사용 시 주의사항을 살펴보면 고깃국물, 갈비 등 기름기 많은 음식은 랩이 직접 닿지 않도록 오목한 그릇에 넣어 포장한다. 지방 성분을 함유한 육류를 랩으로 싸서 장기간 보관할 경우 가능한 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음식을 랩으로 씌워 전자레인지에 조리할 때는 랩이 식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틈을 줘야 한다. 과일, 채소 등 지방 성분이 적은 식품들은 랩을 직접 싸서 보관해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용 랩과 업소용 랩은 재질과 사용법이 다르다"며 "전자레인지에 비닐랩을 사용하면 무조건 환경호르몬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비닐랩의 올바른 정보와 사용법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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