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있다” 행방 묘연한 프리고진…루카셴코는 ‘홀로서기’ 시도?

2023. 7. 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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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반란 직후 벨라루스로 망명했다고 알려졌으나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확인돼 거취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민스크 독립궁전에서 소규모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프리고진은 더는 벨라루스에 있지 않다"면서 "아마도 오늘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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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공개된 한 영상 속 예브게닌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의 모습. 프리고진은 지난달 무장반란 이후 러시아의 처벌을 받지 않는 대신 반란을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망명키로 합의했지만, 6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가 아닌 러시아에 머룰고 있다고 밝혔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반란 직후 벨라루스로 망명했다고 알려졌으나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확인돼 거취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민스크 독립궁전에서 소규모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프리고진은 더는 벨라루스에 있지 않다”면서 “아마도 오늘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루크셴코 대통령은 바그너그룹 용병대에 대한 벨라루스 이주 제안이 아직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용병그룹은 (아직) 그들의 캠프에 있다”며 프리고진이 이끄는 용병대가 벨라루스에 오지 않았다는 점도 밝혔다.

프리고진이 현재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다는 정보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프리고진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이 어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매체는 프리고진이 자신의 움직임을 숨기기 위해 대역을 사용하는 만큼, 실제 벨라루스에 간 적이 있는지 조차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독립 매체인 폰탄카는 프리고진이 지난 4일과 5일 사이에 시 보안국 건물에 도착해 당국이 압수한 자동소총과 권총 등의 무기를 받아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프리고진의 행방과 관련한 언급을 피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의 벨라루스 망명이 반란군의 합의 조건 중 하나임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프리고진의 움직임을 추적하지 않는다”면서 “그렇게할 능력도, 의욕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을 이끌고 러시아 군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는 무장반란을 일으켰으나, 벨라루스의 중재로 하루만에 종료됐다. 당시 합의에서 프리고진은 모스크바로의 진격을 중단하기로 했고, 이에 러시아 정부는 프리고진을 처벌하지 않고 벨라루스 망명을 용인하키로 했다.

6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외신기자들에게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의 행방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AFP]

이후 같은달 27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다고 공식 확인했지만, 프리고진은 반란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외신들은 프리고진의 행방에 대해 직접 기자회견까지 연 루카셴코 대통령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NYT는 “이번 기자회견은 이례적”이라고 전했고, BBC는 “대화형식의 회견이 4시간동안이나 진행됐다”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을 계기로 ‘푸틴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NYT는 “러시아 내 무장반란처럼 보였던 것이 루카셴코의 외교적 반란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이 자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핵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배치한 전술핵무기의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BBC는 기자단이 “핵은 러시아의 것이지 벨라루스가 결정할 것이 아니다”고 말하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도 외국 무기로 싸우는데 왜 나는 다른 사람의 무기로 싸울 수 없냐. 핵도 무기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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