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기온 기록' 전세계서 속출…사람잡는 무더위 올해 찾아온다
"엘니뇨 막 시작된 거라 내년이 더 더울 것"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 달 육지와 바다 모두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을 기록하면서 세계가 역사상 가장 더운 6월을 겪었다고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가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상 기온은 그후로도 끝나지 않아, 과학자들은 지난 3일이 지구의 12만5000년 만에 가장 뜨거운 날이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북미에서 남극까지 계속해서 기온 기록을 깨뜨리고 있다. 보통 과학자들은 세계 곳곳의 기온은 물론 해수면 온도, 남극 빙하 규모, 온난화 주범인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기후 위기 상황을 알려주는 지표로 보는데 모든 수치가 다 심상치 않다. 이는 올해가 최고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코페르니쿠스는 지난달 세계 기온 기록이 앞서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 6월 기록을 상당한 차이로 깨뜨렸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6월은 1991~2020년 같은 달 평균 기온보다 0.5도 높았다. 6월 남극 빙하는 평균보다 17% 적어, 위성 기록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북대서양 바다도 이례적으로 따뜻해 지난 5월의 해수면 온도는 1.6도로 예년보다 따뜻했다. 이 역시 이전 기록을 이례적으로 큰 차이로 경신한 것이었다.
본격적인 여름이 오지도 않았는데 기온이 치솟은 이 현상을 전문가들은 기존의 온실 효과에 엘니뇨 영향이 결합되어 나타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아열대성고기압(Azores High·아조레스고기압)도 일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온실 가스의 지속적인 배출과 주기적인 날씨 패턴인 엘니뇨의 귀환이라는 두 가지 주요 요인으로 이번 더위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예외적인 상황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미 급증세가 시작되어 치명적인 폭염이 미국 텍사스, 멕시코, 인도를 뜨겁게 달구었다. '태양의 도시'로 불리는, 멕시코 북서부 에르모시요는 지난달에 49.5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베이징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고 있다.
기온의 급격한 상승은 기후 변화를 예상해온 과학자들조차 불안하게 만들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비영리 환경과학단체 버클리 어스의 제케 하우스파더 연구원은 "이렇게 많은 기록이 깨지는 것을 보는 큰 이유는 기온을 억제했던 이례적으로 긴 3년의 라니냐에서 강력한 엘니뇨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올해보다 내년이 더 더울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본다. 현재의 엘니뇨는 막 진행 중이고 많은 연구원들은 12월이나 1월이 되어서야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그 이후 몇 달 동안 지구 온도는 또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것은 내년이 올해보다 훨씬 더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온난화와 엘니뇨에 더해 또 다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NYT는 보았다. 북대서양은 엘니뇨 현상이 시작되기 전인 3월 초부터 기록적인 따뜻한 온도를 보였다. 이에 기여한 한 가지 요인은 아열대성 고기압으로 알려진 아조레스 고기압이다. 북대서양 위로 부는 바람을 약화시키고, 보통 바다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되는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먼지를 막아버리는 이 고기압이 나타나면서 해수면 온도가 더 상승했다는 것이다.
치솟은 기온으로 인해 올해 허리케인 발생의 가능성도 높아졌다. 6일 콜로라도 주립 대학의 기상 캐스터들은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에 18개의 열대성 사이클론이 발생할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평년보다 더 많은 수다. 앞서는 허리케인이 예전보다 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반대가 됐다. 대서양의 허리케인은 엘니뇨가 발생하면 종종 억제되기에 그렇게 예상했는데,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바닷물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을 바꾼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전 세계의 배에서 나오는 유황가스 오염을 정화하려는 최근의 노력이 기온을 약간 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아황산가스가 햇빛을 반사하고 지구를 다소 식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정확한 영향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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