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센강, 얼마나 깨끗해졌을까
수질 개선 효과 확인할 기회...2025년 일반에 개방할 계획도
프랑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Seine) 강이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수질 시험대’에 오른다.
8월5일~6일(현지시각)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밑에선 WA(세계수영연맹) 오픈 워터 월드컵 2023시즌 4차 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한다. 2024 파리 올림픽 마라톤 수영(남·녀 10km) 경기장인 이곳에서 대회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리허설을 하는 것이다.
에펠탑에서 약 1.7km 떨어진 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의 출발/결승점이기도 하다. 트라이애슬론 세계 연맹은 8월17일부터 이틀간 남녀 개인전을 열어 수영(1.5km), 사이클(40km), 달리기(10km)로 이뤄진 올림픽 코스를 점검한다.
마라톤 수영의 경우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아래의 수상 플랫폼에서 앵발리드 다리, 알마 다리를 지나 알렉상드르 3세 다리로 돌아오는 1666m 길이의 코스를 6번 헤엄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트라이애슬론의 첫 종목인 수영은 알렉상드르 3세 다리에서 출발해 앵발리드 다리를 지나오는 왕복 코스(910m+590m)에서 치러진다.
센강의 수질(水質)은 수영을 해도 괜찮을 만큼 깨끗할까. 파리시와 그 광역권을 포함하는 행정구역인 일드프랑스의 마르크 기욤 지사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6일 현지 매체에 “테스트 이벤트 기간에 센강의 수질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파리올림픽조직위가 요구하는 수질 기준치보다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900년 제2회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파리는 수영 7종목을 모두 센 강에서 치렀다. 이후 하수와 오수, 산업폐수 등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센강의 수질은 나빠졌다. 1923년엔 수영이 금지됐다. 파리가 1924년에 다시 올림픽을 열었을 땐 수영을 위한 풀(pool)을 만들어 경기를 진행했다.
센 강의 오염은 점점 심해졌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 시장 시절이었던 1990년에 “3년 안에 센 강에서 수영을 하겠다”며 수질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1990년대의 센 강은 세계에서 가장 중금속 수치가 높은 강 중의 하나로 꼽힐 만큼 더러웠다.
파리는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센 강을 깨끗하게 만들어 개막식과 수영 경기에 활용하겠다는 안 이달고 시장의 구상을 내세워 유치 운동을 했다. 프랑스는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해 총 14억 유로(약 1조99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했다. 오래된 하수도 시스템을 정비하고, 빗물을 저장하는 대형 지하 시설을 만드는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총 예산의 절반 가량을 이미 투입했다고 알려졌다. 올림픽 이듬해인 2025년까지는 센 강과 센 강의 지류인 마른(Marne) 강 20여곳에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사람들에게 개방한다는 것이 목표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선 마라톤 수영과 트라이애슬론 수영이 열렸던 오다이바 해변 공원의 수질이 논란을 일으켰다. 하수처리 시스템이 노후해 폭우가 내리면 인근 방류구에서 오수와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물속 대장균 수치가 치솟았던 것이다. 2019년 테스트 이벤트 땐 많은 참가 선수들이 “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불만을 제기해 일부 경기가 중단됐다. 도쿄도가 오염 물질을 거르는 스크린을 설치하고, 바다에 모래를 쏟아붓는 등 대책을 세워 2021년 올림픽을 치렀다. 조직위측은 수질과 수온 모두 기준치에 부합한다고 설명했으나 이에 의구심을 보인 외신들의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파리의 센 강도 아직 ‘가정에서 목욕 물로 쓰는 수준’이라는 목표까지 이를 만큼 깨끗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난 십여년 동안 수질 개선에 힘쓴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1990년대에 이곳에 서식하는 어종은 3~4종이었는데, 지금은 30종이 넘는다고 한다. 8월 테스트 이벤트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이달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의 오픈 워터(남녀 5km·10km, 6km 혼성 단체전) 종목에 남녀 선수 2명씩을 내보낸다. 8월의 파리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엔 참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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