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자국민마저 수산물 거부...12년 전 재앙은 '현재진행형'

YTN 2023. 7. 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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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원전 폭발 사고가 난 지 어느덧 12년이 지났지만, 집에 붙은 달력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있습니다.

불 하나 들어오지 않는 거실엔 가재도구인지, 쓰레기인지 모를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고,

때 묻은 구급 상자는 누군가 급히 두고 간 듯 마당 한 켠에 놓였습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5km 남짓 떨어진 작은 마을 후타바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반나절 동안 마을 곳곳을 둘러봤는데, 주민은 만나볼 수가 없었고요,

이렇게 거리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어서 마치 폐허를 연상하게 합니다.

일본 정부가 사고 직후 방사능 오염 때문에 '귀환 곤란 구역'으로 지정했던 곳인데, 지난해 피난 지시가 해제됐지만, 주민들이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겁니다.

3천3백여 명이 살던 이 마을에 사고 이후 다시 돌아온 주민은 60여 명, 이전의 1.8%에 불과합니다.

후쿠시마 이와키 시에 있는 현 최대 규모의 어시장도 여전히 12년 전 악몽과 다투고 있습니다.

사고 이후부턴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찾는 사람이 확연히 줄은 탓에 다른 지역 수산물보다 가격도 더 저렴한 데다가 후쿠시마 안에서만 대부분 소비됩니다.

[모우에 / 어시장 상인 :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후쿠시마산을 싫어합니다. 후쿠시마산이 미야기 산보다 조금 더 가격이 떨어집니다.]

일본 정부는 올여름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방침을 고수하는 가운데, 다음 달부터 방류할 수 있게 조율에 들어갔다고 알려진 상황.

일본 정부와 IAEA까지 나서서 방류해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불안한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시장 방문객 : 진짜로 오염수 방류하는 것을 보면, 안 사 먹을 것 같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후쿠시마 수산물이 안전하지 않단 편견과 싸워온 어민들은 또다시 소문 피해에 시달려야 하는 거냐고 반발합니다.

[하가 / 어시장 상인 : 걱정입니다, 걱정입니다. 엄청나게 걱정입니다.]

[모우에 / 어시장 상인 : (방류하지 말고) 이제는 그만 좀 놔뒀으면 좋겠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촬영기자 : 박재현 유준석

영상편집 : 양영운

자막뉴스 : 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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