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만 외치는 증권사 리포트 관행 깨질까…개선책 둘러싼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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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일색의 증권사 리포트 관행을 바꾸기 위해 금융감독당국이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독립리서치 제도 도입, 애널리스트 성과평가, 리포트 유료화 등이 개선책으로 거론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5일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사회적 분위기가) 공매도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애널리스트가 매도 리포트를 내기 어렵다"며 "증권사는 리포트 투자의견에 대해 객관적인 것이 의무이고 매도 비중을 특정 수준으로 맞추라고 요구하긴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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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공매도 부정적 시각·소극적 IR 등 시장환경 개선 필요
'매수' 일색의 증권사 리포트 관행을 바꾸기 위해 금융감독당국이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독립리서치 제도 도입, 애널리스트 성과평가, 리포트 유료화 등이 개선책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시장 환경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리포트 관행 개선책 발표 목전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부터 진행해온 증권사 리포트 관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마무리 짓고 조만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개선안 발표에 앞서 지난 5일 금감원은 27곳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도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다수의 증권사가 그간의 관행에 대한 자성없이 국내 시장환경만 탓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일갈하며, 리서치 발간 관행 개선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 △예산배분 △공시방식 개선 △독립 리서치 제도 도입 △커버리지 내 의견 분포 권고 등이 검토 대상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매도'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찾아보기 힘들다. 올 상반기 들어 국내 증시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코스피200 중 매도의견을 담은 리포트가 단 한건도 나오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국내증권사 33곳 발간리포트 중 89.3%가 매수의견이다. 매도의견은 0.4%에 불과하다.
증권업계, 회의적...시장 환경 개선 '먼저'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개선안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나온다.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 소극적인 기업 IR 등 국내 시장환경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5일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사회적 분위기가) 공매도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애널리스트가 매도 리포트를 내기 어렵다"며 "증권사는 리포트 투자의견에 대해 객관적인 것이 의무이고 매도 비중을 특정 수준으로 맞추라고 요구하긴 힘들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또 "자칫 규제가 심해지면 시장에서 리서치 리포트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하며 "여러 고민스런 부분들에 대해 당국과 업계가 공유하고 좀 더 객관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보기로 했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국내 증시에서 매도의견과 목표가 하향를 담은 보고서를 낸 애널리스트가 곤혹을 치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매도의견을 제시한 하나증권 2차전지 담당 연구원은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금감원 조사를 받았다. 또한 통신기기업체인 에치에프알 소액주주는 목표주가를 낮춘 하나증권 통신주 애널리스트를 고발했다.
국내와 다르게 미국에서 매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공매도를 이용한 롱숏펀드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롱숏펀드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미리 빌려서 팔아(공매도) 차익을 남기는 펀드다. 통상 박스권 장세나 하락장에서 수익률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현재 코스피200, 코스닥150 외에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는 롱숏전략을 활용하기 어렵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수 리포트는 종목을 매수한 투자자와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반면 매도 리포트는 수요가 많지 않다"며 "롱숏펀드가 활성화 되어야 매도 리포트를 찾는 수요가 생긴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뿐 아니라 기업들의 소극적인 IR 활동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영채 사장은 "미국은 우량기업, 대기업은 실제 가이던스를 회사가 내고 애널리스트가 가이던스를 기준으로 멀티플을 더해서 밸류를 매긴다"며 "우리나라는 회사가 가이던스 내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회사와 등을 지기 쉽지않다"고 말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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