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큰손’ 폴란드, 원전·배터리·건설도 러브콜 할까
2023. 7. 7. 08:47
구광모 회장·김동관 부회장, 폴란드 경제사절단 동행
방산·인프라·첨단분야 MOU 예상
신공항·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수주 기대감
유럽 전진 기지이자 ‘기회의 땅’ 부상
2024년 한국·폴란드의 수교 35주년을 앞두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7월 13~15일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함께 할 경제사절단을 꾸렸다. 폴란드 경제사절단은 폴란드와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89개 기업이 참석한다.
재계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하며 ‘K-방산’의 큰손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이뤄지는 파견이라는 점에서 방산뿐만 아니라 원전·첨단산업·인프라 분야 등에서 폴란드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폴란드에는 노후 화력 발전소를 원자력 발전소로 대체하는 퐁트누프 원전 프로젝트, 15조원 규모의 신공항 프로젝트 등 초대형 사업들이 즐비하다.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협력 논의를 본격화해 건설·인프라·에너지업계의 수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주요 그룹 총수 중에선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전장 사업의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LG그룹의 구광모 회장과 K-방산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이 참석한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통신용 광케이블 생산 공장을 둔 LS그룹의 구자은 회장도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동행한다.
폴란드가 K-배터리·방산의 핵심 거점인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 등 방산기업과 LG에너지솔루션·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배터리 기업,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HD현대건설기계·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건설·인프라 기업들도 대거 참석한다.
잠수함도 싹쓸이 쇼핑하나…추가 수주 기대감에 ‘들썩’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방산이다. 한국은 2022년 173억 달러(약 22조원)라는 역대 최대 방산 수출 성과를 거뒀다. 이 중 폴란드와 한국 기업들이 체결한 금액은 124억 달러로 전체 방산 수출액의 72%를 차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현대로템 등 5사의 방산 수주 잔액은 2022년 기준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 방산 업체들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 17조5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1차 계약을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K2전차 820대, K-9 자주포 360문 등 2차 협상이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폴란드와의 2차 계약 여부에 올해 한국 방산 수출 목표 달성이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하반기 중 폴란드에 첫 유럽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추후 유럽 현지 생산 기지로 확대해 주요 해외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폴란드는 잠수함 도입 사업에도 착수했다. 폴란드 군 당국은 해군의 잠수함 도입을 위한 오르카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수중에서 고속으로 장기간 은밀하게 기동할 수 있고 어뢰·정밀 타격 순항 미사일(SLCM)을 운용할 수 있는 잠수함을 요구 사항으로 내세웠다. 폴란드 국방장관이 최근 입찰 참여 대상을 유럽 업체만으로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산 무기를 대거 구매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한국 방산 업체들의 잠수함 수출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수직 발사대(VLS)가 장착된 순항 미사일은 물론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도 발사할 수 있는 한국산 ‘도산 안창호함(3000톤급)’이 거론된다. 한국에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2000톤급 이상 잠수함의 건조 경험이 있다. 한화오션이 잠수함 시장점유율 97.8%로 1위인 데다 폴란드와의 무기 수출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는 ‘에너지 정책(PEP) 2040’에 따라 퐁트누프에 가동 중인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를 철거하고 한국형 원전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전 2~4기(2.8~5.6GW)를 새로 짓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기술 등과 팀코리아로 폴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수의 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건설 2단계 사업은 2024년 하반기 본계약 체결이 유력하다.
한국은 폴란드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6~9GW 규모의 가압 경수로 6기 건설 사업에선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고배를 마셨지만 민간 주도의 2단계 사업에선 미국보다 유리한 상황이란 평가를 받는다. 2단계 사업을 주도하는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이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해 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관계자와 원전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기업의 2단계 원전 사업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강대국에 끼인 굴곡의 역사…K-무기 선호 이유
폴란드가 미국·러시아·독일·프랑스 등 쟁쟁한 군사 대국을 제쳐 두고 한국산 무기를 선호하는 데는 역사적 배경도 한몫한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독일 사이에 끼여 수백년간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에 시달려 왔다. 1795년에는 러시아·독일·오스트리아 3국에 의해 3차례 영토가 분할돼 1918년까지 무려 123년간 지도상에서 사라졌던 아픈 역사가 있다.
이후에는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2차 세계대전으로 1945년까지 독일에 점령당하면서 폴란드 인구의 17%에 달하는 600만 명이 숨졌고 수도 바르샤바는 초토화됐다.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역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중심으로 자행됐다.
2차대전 피해 배상 문제도 아직 진행형이다. 폴란드는 독일에 2차 세계대전 침략에 대해 약 1787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보상 및 배상금을 요구했지만 독일은 “이미 끝난 문제”라며 거부하고 있다. 폴란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지정학적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산 무기로 무장하려는 가장 큰 이유다.
LG엔솔·SKIET 등 진출…유럽 전기차 허브
한국과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긴밀한 우호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다.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폴란드의 장점으로 서유럽과 중동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 서유럽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 건실한 내수 경제,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 정책 등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꼽는다.
한국 기업들에는 2004년 폴란드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후 서유럽 진출을 위한 생산 기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3년 대우일렉트로닉스가 한국 기업 최초로 폴란드에 진출한 이후 1997년 LG전자, 2009년 삼성전자, 2011년 HL만도(구 만도) 등 전기전자·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해 터를 닦았다. 2022년 기준 총 340여 개 기업이 법인·지점·연락사무소 형태로 진출해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폴란드 가전 업체 아미카를 인수한 뒤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폴란드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럽 가전 물량의 약 7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특히 폴란드는 EU 내에서도 한국 배터리 생산 기업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주요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브로츠와프에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브로츠와프 공장은 2022년 생산액이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서며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는 배터리 공급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동브로바구르니차에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SKC 자회사인 SK넥실리스는 스탈로바볼라의 산업 단지에 유럽 최대 규모의 동박 공장을 건설 중이고 2024년 가동할 예정이다.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변신 중인 포스코홀딩스는 브젝돌니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PLSC’를 운영 중이다. 유럽 내 배터리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수거·분쇄해 가루형태의 중간 가공품(블랙매스)을 생산하고 이 중간 가공품에서 리튬·코발트·망간 등을 추출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에 공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폴란드에 올해 하반기 전기차용 핵심 부품인 구동 모터 코어를 생산하는 공장을 착공해 2025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구동 모터 코어를 납품받는 현대차·기아의 유럽 생산 공장이 각각 폴란드와 인접한 체코·슬로바키아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2025년부터 이들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방산·인프라·첨단분야 MOU 예상
신공항·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수주 기대감
유럽 전진 기지이자 ‘기회의 땅’ 부상
[비즈니스 포커스]
2024년 한국·폴란드의 수교 35주년을 앞두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7월 13~15일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함께 할 경제사절단을 꾸렸다. 폴란드 경제사절단은 폴란드와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89개 기업이 참석한다.
재계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하며 ‘K-방산’의 큰손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이뤄지는 파견이라는 점에서 방산뿐만 아니라 원전·첨단산업·인프라 분야 등에서 폴란드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폴란드에는 노후 화력 발전소를 원자력 발전소로 대체하는 퐁트누프 원전 프로젝트, 15조원 규모의 신공항 프로젝트 등 초대형 사업들이 즐비하다.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협력 논의를 본격화해 건설·인프라·에너지업계의 수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주요 그룹 총수 중에선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전장 사업의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LG그룹의 구광모 회장과 K-방산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이 참석한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통신용 광케이블 생산 공장을 둔 LS그룹의 구자은 회장도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동행한다.
폴란드가 K-배터리·방산의 핵심 거점인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 등 방산기업과 LG에너지솔루션·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배터리 기업,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HD현대건설기계·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건설·인프라 기업들도 대거 참석한다.
잠수함도 싹쓸이 쇼핑하나…추가 수주 기대감에 ‘들썩’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방산이다. 한국은 2022년 173억 달러(약 22조원)라는 역대 최대 방산 수출 성과를 거뒀다. 이 중 폴란드와 한국 기업들이 체결한 금액은 124억 달러로 전체 방산 수출액의 72%를 차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현대로템 등 5사의 방산 수주 잔액은 2022년 기준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 방산 업체들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 17조5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1차 계약을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K2전차 820대, K-9 자주포 360문 등 2차 협상이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폴란드와의 2차 계약 여부에 올해 한국 방산 수출 목표 달성이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하반기 중 폴란드에 첫 유럽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추후 유럽 현지 생산 기지로 확대해 주요 해외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폴란드는 잠수함 도입 사업에도 착수했다. 폴란드 군 당국은 해군의 잠수함 도입을 위한 오르카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수중에서 고속으로 장기간 은밀하게 기동할 수 있고 어뢰·정밀 타격 순항 미사일(SLCM)을 운용할 수 있는 잠수함을 요구 사항으로 내세웠다. 폴란드 국방장관이 최근 입찰 참여 대상을 유럽 업체만으로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산 무기를 대거 구매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한국 방산 업체들의 잠수함 수출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수직 발사대(VLS)가 장착된 순항 미사일은 물론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도 발사할 수 있는 한국산 ‘도산 안창호함(3000톤급)’이 거론된다. 한국에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2000톤급 이상 잠수함의 건조 경험이 있다. 한화오션이 잠수함 시장점유율 97.8%로 1위인 데다 폴란드와의 무기 수출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는 ‘에너지 정책(PEP) 2040’에 따라 퐁트누프에 가동 중인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를 철거하고 한국형 원전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전 2~4기(2.8~5.6GW)를 새로 짓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기술 등과 팀코리아로 폴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수의 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건설 2단계 사업은 2024년 하반기 본계약 체결이 유력하다.
한국은 폴란드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6~9GW 규모의 가압 경수로 6기 건설 사업에선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고배를 마셨지만 민간 주도의 2단계 사업에선 미국보다 유리한 상황이란 평가를 받는다. 2단계 사업을 주도하는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이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해 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관계자와 원전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기업의 2단계 원전 사업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강대국에 끼인 굴곡의 역사…K-무기 선호 이유
폴란드가 미국·러시아·독일·프랑스 등 쟁쟁한 군사 대국을 제쳐 두고 한국산 무기를 선호하는 데는 역사적 배경도 한몫한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독일 사이에 끼여 수백년간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에 시달려 왔다. 1795년에는 러시아·독일·오스트리아 3국에 의해 3차례 영토가 분할돼 1918년까지 무려 123년간 지도상에서 사라졌던 아픈 역사가 있다.
이후에는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2차 세계대전으로 1945년까지 독일에 점령당하면서 폴란드 인구의 17%에 달하는 600만 명이 숨졌고 수도 바르샤바는 초토화됐다.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역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중심으로 자행됐다.
2차대전 피해 배상 문제도 아직 진행형이다. 폴란드는 독일에 2차 세계대전 침략에 대해 약 1787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보상 및 배상금을 요구했지만 독일은 “이미 끝난 문제”라며 거부하고 있다. 폴란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지정학적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산 무기로 무장하려는 가장 큰 이유다.
LG엔솔·SKIET 등 진출…유럽 전기차 허브
한국과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긴밀한 우호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다.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폴란드의 장점으로 서유럽과 중동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 서유럽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 건실한 내수 경제,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 정책 등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꼽는다.
한국 기업들에는 2004년 폴란드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후 서유럽 진출을 위한 생산 기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3년 대우일렉트로닉스가 한국 기업 최초로 폴란드에 진출한 이후 1997년 LG전자, 2009년 삼성전자, 2011년 HL만도(구 만도) 등 전기전자·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해 터를 닦았다. 2022년 기준 총 340여 개 기업이 법인·지점·연락사무소 형태로 진출해 있다.
LG그룹은 1997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LG전자 판매법인을 설립한 것을 계기로 현지에 8개 법인(생산법인 5개)을 설립해 협력 관계를 이어 가고 있다. LG전자는 브로츠와프에서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므와바에선 TV·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생산한다. 브로츠와프에는 LG화학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 공장과 LG이노텍의 전장 부품 생산 공장도 있다.
폴란드에서 LG그룹의 총 생산액은 2022년 기준 127억 달러(약 16조5000억원)로, 이는 폴란드 국내총생산(GDP·6882억 달러)의 1.8%에 해당한다. LG그룹은 폴란드에 근무하는 임직원 수가 9000여명에 달해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LG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2027년까지 1600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다.
폴란드에서 LG그룹의 총 생산액은 2022년 기준 127억 달러(약 16조5000억원)로, 이는 폴란드 국내총생산(GDP·6882억 달러)의 1.8%에 해당한다. LG그룹은 폴란드에 근무하는 임직원 수가 9000여명에 달해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LG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2027년까지 1600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폴란드 가전 업체 아미카를 인수한 뒤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폴란드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럽 가전 물량의 약 7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특히 폴란드는 EU 내에서도 한국 배터리 생산 기업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주요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브로츠와프에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브로츠와프 공장은 2022년 생산액이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서며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는 배터리 공급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동브로바구르니차에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SKC 자회사인 SK넥실리스는 스탈로바볼라의 산업 단지에 유럽 최대 규모의 동박 공장을 건설 중이고 2024년 가동할 예정이다.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변신 중인 포스코홀딩스는 브젝돌니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PLSC’를 운영 중이다. 유럽 내 배터리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수거·분쇄해 가루형태의 중간 가공품(블랙매스)을 생산하고 이 중간 가공품에서 리튬·코발트·망간 등을 추출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에 공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폴란드에 올해 하반기 전기차용 핵심 부품인 구동 모터 코어를 생산하는 공장을 착공해 2025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구동 모터 코어를 납품받는 현대차·기아의 유럽 생산 공장이 각각 폴란드와 인접한 체코·슬로바키아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2025년부터 이들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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