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꿔 단 기업들…주가 얼마나 올랐을까

신민경 2023. 7. 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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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DX와 포스코퓨처엠, 더메디팜 등이 올해 상반기 상호를 바꾼 뒤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상호 변경으로써 새로운 사업을 펴거나 경영전략을 쇄신하려는 기업들에서 이런 경향이 포착됐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회사의 사업방향이 바뀌거나 신사업이 추가되는 것이 사명에 반영되면 실제로 주가가 뛰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도 "이런 상호변경으로 인한 주가 상승이 '테마'로 인식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이를 악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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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호 변경한 상장사 64곳
포스코ICT 사명 바꾸고 154% 상승
포스코퓨처엠·더메디팜 등도 올라
"테마 편승 의도도 있어…작은 기업은 피해야"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중구 종로구 일대. 사진=한경DB

포스코DX와 포스코퓨처엠, 더메디팜 등이 올해 상반기 상호를 바꾼 뒤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상호 변경으로써 새로운 사업을 펴거나 경영전략을 쇄신하려는 기업들에서 이런 경향이 포착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악용하는 기업들도 많은 만큼 투자결정의 참고자료로만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20곳, 코스닥시장 44곳 등 상장사 총 64곳이 상반기 상호를 바꿨다. 상호변경 사유로는 '경영목적 및 전략 제고'가 32곳(41%)으로 가장 많았고 '회사 이미지 제고'가 19곳(24.4%), '사업 다각화'가 13곳(16.7%), 회사분할·합병이 8곳(10.2%)으로 뒤를 이었다.

경영 전략을 제고하기 위해 간판을 바꾼 기업들의 주가가 대체로 올랐다. 

앞서 포스코ICT는 미래 성장사업 발굴과 육성에 힘쓰겠다면서 사명 변경을 단행했다. 새로 바뀐 이름은 포스코DX다. 3월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를 공식 확정한 이후 전일까지 주가는 153.82% 뛰었다. 포스코퓨처엠도 같은 이유로 3월 20일 상호 변경을 확정 지었는데 이후로 전일까지 주가는 48% 가까이 올랐다.

초록뱀헬스케어에서 상호를 바꾼 더메디팜은 상호변경 공시를 한 4월 18일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대우조선해양은 올 5월 23일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공식 변경했다. 이후 주가는 가파르게 올라 현재까지 34%가량 급등했다.

사업 다각화를 이유로 변화를 꾀했던 곳들 중에서도 주가가 오른 기업이 여럿 된다.

반도체 부품 제조기업 HLB이노베이션은 사명 변경 이후 주가가 뛰었다. 앞서 HLB그룹은 300억원을 들여 피에스엠씨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 피에스엠씨는 주력 사업(반도체 리드프레임)을 강화하는 한편 바이오사업부를 신설하게 됐다. 이에 상호도 변경했다.

다믈멀티미디어도 사업 영역 확대와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24일 케이알엠으로 상호를 바꿨다. 케이알엠은 'Korea Robot Manufacturing Co.'에서 앞글자를 딴 것으로, 회사의 시선을 로봇 사업에 집중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5거래일 만인 30일 상호 변경 전의 종가에서 24.6% 상승한 가격에 장을 마쳤다. 

학계에선 상호변경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한 논문이 꾸준히 발표돼 왔다. 김지홍 연세대 명예교수가 2002년 발표했던 논문 '상호변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단순 상호변경이나 인수합병에 따른 변경은 주가수익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국제화·첨단 이미지를 준다든가 새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경우 주가가 유의미하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2012년 발표된 '코스닥시장에서 상호변경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서 박정미 원광대 교수는 "(기업경영 관련) 트렌디한 이미지를 주는지 여부에 따라 투자자가 느끼는 신호가 달랐다"고 짚었다.

다만 상호변경 자체를 주가 상승의 전조로 해석하고 투자결정의 주된 근거로 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회사의 사업방향이 바뀌거나 신사업이 추가되는 것이 사명에 반영되면 실제로 주가가 뛰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도 "이런 상호변경으로 인한 주가 상승이 '테마'로 인식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이를 악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이나 2차전지 등 현 시기 가장 부각되는 테마에 편승하려는 기업들도 있을 수 있으니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기업에 대해선 섣불리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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