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상시 '마일리지 할인' 플랫폼 만든다 [biz-플러스]
아시아나 기업결합 늦어지자 '반전 카드'
마일리지 부채 털고 재무개선도
대한항공(003490)이 전 세계 노선을 대상으로 상시 마일리지 할인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인천~두바이 항공권 공제 마일리지는 7만 마일이었는데 14%가 할인돼 6만 마일이면 가능해진다. 상시 마일리지 할인 정책을 내놓고 미주·유럽·중동·일본·동남아 등 전 지역으로 할인 대상을 넓혔다. 올해 초 마일리지 개편안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전에 ‘민심’을 되돌리고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전 세계 25개 도시를 대상으로 마일리지 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내선은 전 노선이 할인 대상이다. 과거 대한항공은 특정 노선에 한해 비정기적으로 마일리지 할인 행사를 벌였지만 이번에는 상시적이고 전 대륙이 해당된다. 할인이 적용되는 도시는 계속 교체될 예정이다.
이달에 처음 시행되는 정책은 일본·중국·동남아·대양주·유럽·중동·북미와 국내선에 적용된다. 할인율도 파격적이다. 최소 14%에서 최대 20%까지 지역별로 마일리지 할인이 시작된다.
비성수기 기준 일본의 경우 오사카·후쿠오카 등 4개 도시의 마일리지 할인율은 16%다. 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 등 4개 북미 도시와 텔아비브 등 중동 노선도 14%가 할인된다. 세부 등 동남아 지역은 17% 할인이 적용돼 4만~3만 3000만 마일만 있으면 된다. 국내선은 전 노선이 해당되며 기존 1만 마일에서 2000마일이 할인된다.
항공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대대적인 마일리지 할인 행사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4월부터 마일리지 개편안을 시행하려던 대한항공은 여론의 반발에 부딪쳐 철회한 바 있다. 새로운 개편안에는 지역·대륙별로 구분되던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실제 운항 거리로 나눠 10구간으로 세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렇게 되면 항공권 발급과 좌석 승급을 위한 마일리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반발이 일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한항공이 눈물의 감사 프로모션을 하지는 못할망정 국민의 불만을 사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했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기 전에 소비자와 시장의 지지를 받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유럽 등 주요 글로벌 경쟁 당국이 아시아나와의 기업결합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항사에 슬롯(항공기가 특정 시간에 출발·도착할 수 있는 권리)을 내주거나 아예 유럽행 운항 일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며 “양사가 합병 완료 작업이 장기화하고 올 초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회심의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은 양사의 기업결합 결정 시점을 당초 8월에서 10월께로 미루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영국 경쟁 당국은 올 3월 양사 결합을 승인하면서 대한항공이 가지고 있던 런던 히스로 공항 슬롯 7개를 내놓는 안을 받아들였다.
마일리지 할인은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기회비용이다. 예상되는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대대적인 할인 정책을 벌이는 것은 부채 절감을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에게 갚아야 할 서비스로 회계상 부채다. 올 1분기 기준 대한항공(진에어 포함)의 마일리지 부채는 2조 7084억 원으로 2018년 대비 18% 증가했다. 마일리지 사용처가 한정적이다 보니 이 부채 항목은 분기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채가 줄어들고 신용등급이 오르면 조달금리가 자연스럽게 낮아져 자금 조달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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