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자녀를 위한 목돈 마련이 계획이라면
“아이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서 돈을 굴려요. 비과세 증여가 되는 2000만원이 10년 후엔 4000만원이 될 수도 있고, 자녀 계좌로 월 배당 주식이나 투자 상품을 사면 향후 아이 학원비에도 보탤 수 있으니까요.”
증권업계에 20년 넘게 몸담은 취재원은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과 아이 계획이 있다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계좌를 만들어 아이를 위한 재테크를 하라고 조언했다. 자녀를 위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후 또 다른 자산운용사 임원을 만났다. 자녀 재테크는 어떻게 하는지 물으니,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적립식으로 산다고 했다. 정해진 날짜에 평소에 찜(?)해 두었던 종목 1~2개를 일정한 금액만큼 사는 것이다. 적립식으로 사는 것만큼 좋은 분산 투자가 없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아이가 대학생이 되기 전에 제가 정년 퇴임하더라도 걱정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녀가 있는 사람이라면 목돈 마련에 대한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학교 등록금, 결혼 자금 등. 나중에 한 번에 증여하려고 하면 세금이 만만치 않아 아이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준비하는 사람들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네 개 증권사의 미성년자 계좌 수는 98만2856개였다. 미래에셋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개 증권사에서 개설한 미성년자 계좌 총수는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자녀·손주 등 직계비속이 미성년자인 경우 10년간 2000만원, 성인의 경우 10년간 5000만원까지 증여 재산 공제가 된다. 증여 재산 공제 금액까지는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고, 이를 초과할 경우 증여 금액에 따라 10~50%의 세율이 적용된다. 1억까지는 10%, 5억원 이하까지는 20%, 10억원 이하는 30%, 30억원 초과는 50%의 증여세가 발생한다.
비과세 한도만큼 채워서 증여한다면 1살에 2000만원, 11살에 2000만원, 21살에 5000만원, 31살에 5000만원 등 31살까지 1억4000만원의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건 원금을 따졌을 경우고, 해당 금액을 주식이나 투자 상품으로 잘 불리면 원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 명의 계좌’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목돈 마련 용도라도 부모 계좌로 운용한 후 증여하면 이 수익도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 이전에는 증권사에 직접 방문해 아이 계좌를 개설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비대면으로도 미성년 자녀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은 미성년자 비대면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후에는 배당주나 ETF를 통해 자녀 재테크를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TF는 유망 업종에 투자할 수 있고, 종목 리스크도 적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매월 배당금이 지급되는 월 배당 ETF도 인기다. 주요 월 배당 ETF로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TIGER 미국다우존스30′ 등이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배당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현금 흐름 확보가 핵심이기 때문에 배당 지속 가능성과 총수익에 중점을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자녀를 위한 재테크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달 30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 우리아이 TDF’ 상품을 선보였다. 우리아이 TDF는 자녀의 미취학-초-중-고등학교의 학령 주기에 따른 자산 배분 곡선을 설계해 만기형으로 제공한다. 학령 주기에 맞춰 2035년 만기 시 자동 환매된다. 기존 TDF를 자녀 학령 주기에 맞게 새롭게 설정해 선보인 것이다. TDF는 운용사가 알아서 돈을 굴려 주기 때문에 매달 어떤 주식을 사야 할지 고민하는 수고로움은 줄어든다.
TDF는 투자자가 목표하는 ‘타깃 데이트’에 자산 가치가 최대한 불어날 수 있도록 자산 운용사가 알아서 돈을 굴려 주는 펀드를 말한다. 한 번 가입하면 투자자의 연령에 맞춰 자동으로 투자 포트폴리오가 조성된다. 포트폴리오는 국내외 주식은 물론 채권, 예금,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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