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경찰·가족·소속사, 다들 내가 사고친 줄 알아”…뺑소니범 잡은 악동
이천수가 음주뺑소니범을 추격해 붙잡은 일화를 전했다.
이천수는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지난 4일 올림픽대로에서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던 남성을 추격해 붙잡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날 영상에서 이천수는 “송소희와 함께 행사를 했고 이를 마치고 송소희를 집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며 “오후 11시쯤 동작대로를 넘어가는 3차로에서 올림픽대로를 타려고 하는데 차가 안 밀리는 구간이었는데 밀리더라”고 말했다.
이어 “‘왜 밀리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 앞에서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음주운전자)이 뛰어오고 있었다”며 “나이 드신 택시기사가 추격하고 있었고 그 분이 우리 차 안에서 손을 뻗으면서 ‘잡아주세요, 부탁해요’ 이 멘트를 했다”고 말했다.
이를 본 이천수는 차 밖으로 튀어 나가 함께 추격을 시작했다. 이천수는 택시기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뺑소니를 당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300m 앞선 곳에서 음주운전자가 뛰어가고 있는 것을 목격했고 이천수는 자신의 매니저와 함께 그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천수는 “그 분(음주운전자)가 속도가 있었다. 꽤 힘들게 추격했다. 초반에 갑자기 뛰는 바람에 체력도 바닥났다”고 말했다.
음주운전자는 이천수와 그의 매니저가 추격하는 것을 인지하고 뛰기 시작했으나 결국 그도 체력이 바닥나 발걸음을 멈췄다. 음주운전자를 잡은 현장에 뒤늦게 도착한 택시기사는 이천수를 알아 본 뒤 감사의 인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천수는 택시기사의 감사 인사에 “저는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 괜찮다”고 답했다. 이천수 매니저는 “나이도 젊은 것 같은데 왜 이런 일이 목숨을 거느냐. 사고가 몇 번이나 날 뻔 했느냐”고 물었고 음주운전자는 매니저의 설득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범인을 이천수로 착각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천수는 “경찰이 범인이 난 줄 알더라. 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음주운전자라고 직접 설명한 뒤 음주운전자를 경찰에게 인도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경찰뿐만 아니라 모두가 (범인이) 형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천수 아내 또한 관련 기사가 나오자 이천수가 사고를 친 것으로 오인해 걱정했다. 이천수 매니저는 “우리도 회사도 그 짧은 순간에 난리가 났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천수는 “보통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면 다들 내가 한 줄 안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아이가 생기면서 정의력이 사라졌다. 그 날은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 어르신의 간절한 목소리가 나를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천수와 그의 매니저는 4일 오후 10시 50분쯤 서울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40대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이천수와 매니저 두 사람은 약 1km를 달려 5분여 만에 음주운전자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발 당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인 0.08% 이상이었다.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운전자를 입건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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