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그린수소’ 제주 명물 된다…하반기엔 수소버스 운행

허호준 2023. 7. 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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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제주시 김녕해안도로는 뜨거운 햇볕 아래서 물놀이를 하거나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에너지미래관 옆에는 상자형 구조물이 여럿 설치돼 있었는데, 제주도가 지난해 9월 '제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을 발표한 뒤 조성한 그린수소 실증단지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지난달부터 이 단지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고윤성 제주도 미래성장과장은 "제주도는 그린수소 생산기지로 최적화된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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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에 10개 기관 참여 실증단지
고윤성 제주도 미래성장과장이 5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그린수소 단지에서 버퍼탱크(수소압력 완충탱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지난 5일 오후 제주시 김녕해안도로는 뜨거운 햇볕 아래서 물놀이를 하거나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해안도로 주변에는 대형 풍력발전기가 곳곳에 서 있고, 바다 위에도 해상풍력발전기가 보였다. 해안도로와 맞닿은 구좌읍 행원리 ‘카본프리아일랜드(CFI) 에너지미래관’에도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카본프리아일랜드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을 달성하기 위해 제주도가 내건 정책 목표다.

에너지미래관 옆에는 상자형 구조물이 여럿 설치돼 있었는데, 제주도가 지난해 9월 ‘제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을 발표한 뒤 조성한 그린수소 실증단지다. 지난 4월 완공된 이 단지는 사업비 222억원을 들여 4778㎡의 터에 수전해 시설, 버퍼탱크(수소압력 완충탱크), 튜브 트레일러(수소 이동 트레일러) 등을 갖췄다. 제주에너지공사가 주관사가 돼 10개 기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지난달부터 이 단지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아직은 시운전 단계지만,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수소 품질검사를 이달 안에 마치면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그레이수소’와 달리,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들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게 특징이다.

강병찬 제주에너지공사 지역에너지연구센터장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펨 방식의 수전해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고윤성 제주도 미래성장과장은 “제주도는 그린수소 생산기지로 최적화된 곳”이라고 했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해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 제주도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2018년 13.01%에서 2020년 17.25%, 2021년 18.31%, 지난해 19.13%로 늘었다. 이는 2021년 기준 전국 평균 7.5%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강병찬 제주에너지공사 지역에너지연구센터장의 소개로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그린수소 생산시설이 보였다. 이 단지에서는 3기의 ‘수전해 설비’를 사용해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한 뒤 산소는 대기 중으로 배출하고, 수소를 확보하게 된다. 최대 수소 생산 능력은 하루 1t 규모라고 한다. 이들 수전해 설비는 모두 국내 기업이 제작해 지난 5월 한국가스공사의 완성검사를 받고 시험가동을 하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시설된 그린수소 저장 및 실증 단지이다. 2020년 2월 수소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구축된 그린수소 상용화 기반 시설이다. 허호준 기자

수소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물은 상수도를 쓴다. 강 센터장은 “1㎏의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13㎏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기는 단지에서 가까운 행원 풍력발전단지에서 공급받는다.

그린수소 단지에서 생산된 수소를 충전소로 옮기기 위한 튜브 트레일러(수소 이동용 차량). 허호준 기자

이곳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는 버퍼탱크에서 고압화한 뒤 대당 최대 340㎏을 담을 수 있는 튜브 트레일러를 이용해 지난달 완공된 조천읍 함덕리 수소충전소로 운송된다. 함덕리 충전소는 1시간에 100㎏을 충전할 수 있는데, 수소버스 4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제주도는 최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하기 위해 수소버스 9대를 들여왔다. 이 버스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제주시 함덕~한라수목원 구간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고윤성 과장은 “2020년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이 제정됐는데, 이 법에 따라 구축된 첫 시설이다. 그린수소 상용화의 첫걸음을 내디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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