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간고용 예상 2배 쇼크”···“10년 국채금리 4% 돌파”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6월 민간고용이 예상치의 두 배를 넘고 서비스업 또한 생각보다 강한 것으로 나오자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82%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79%, 1.07% 내렸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너무 강한 경제지표에 연 4%를 돌파, 한때 4.08%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물도 5.11%까지 뛰었는데요. 2007년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죠.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 대출금리도 7.22%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았는데요.
이날 오전 나온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6월 민간고용은 ‘쇼크’였습니다. 월가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숫자가 나왔는데요. 실업수당청구와 구인건수는 다소 둔화했지만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이 견고함을 보여줬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에 도착해 양국 경제협력과 긴장완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데요. 종목별로는 은행주가 국채금리 상승에 하락했고 변동성 지수(VIX)는 상승했습니다. 오늘은 고용 상황과 금리,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시장을 깜짝 놀래킨 ADP 6월 민간고용부터 보죠. 이날 나온 ADP의 6월 민간고용이 무려 49만7000개 증가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이 22만5000개, 다우존스가 22만 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나온 건데요. 2022년 2월 이후 가장 큰 증가라고 하죠.
크게 제조업에서 12만4000개, 서비스업에서 37만3000개가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서비스업이 강하다는 얘기인데요. 분야별로 보면 △레저·접객 23만2000개 △건설 9만7000개 △무역·운송·유틸리티 9만 개 △교육·헬스서비스 7만4000개 등입니다. 스콧 래드너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노동시장의 강세는 거의 믿을 수 없을 정도이며 이는 경기침체 개념을 더 뒤로 밀어낸다”고 설명했는데요.
피터 부크바 브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CIO는 “6월 민간고용은 기대했던 것에서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며 “경제의 활기가 덜한 상황에서 서베이 데이터나 실업수당 청구건수, 기업들이 말하는 고용의향 등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비스 고용이 많다는 건 업황이 좋다는 것이고 이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도 확인되는데요. 이날 나온 ISM의 6월 서비스업 PMI가 53.9로 시장 전망치 51.2를 상회했습니다. 5월(50.3)보다 3.6포인트 더 높아졌는데요.
PMI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수축을 나눕니다. 지난해 12월 50을 밑돈 이래 6월까지 6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신규 주문지수가 한 달 새 2.6포인트 증가한 55.5, 같은 기간 고용지수는 3.9포인트 높아진 53.1을 기록했습니다. 앤서니 니베스 ISM 협회장은 “서비스업이 상승한 이유는 사업활동과 신규 주문, 고용 증가에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최종치가 나온 S&P 글로벌의 6월 서비스업 PMI도 속보치보다 0.3포인트 상승한 54.4로 나왔는데요. 서비스업에 기반한 초강력 민간고용과 서비스업 PMI 호조가 들어맞죠. 이날 10년 물 국채금리가 크게 2번 뛰었는데 한번은 ADP 민간고용(오전8시15분)이 나왔을 때고, 다른 한번은 ISM의 6월 서비스업(오전10시) 발표 이후죠.
신규 실업수당청구도 견고한 고용시장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주(6.26~6.30)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4만8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2000건 증가했는데요. 블룸버그 전망치 24만5000건도 소폭 웃돌았습니다.
다만,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건수는 172만 건으로 월가 예상(173만7000건)과 전주(173만3000건)을 모두 밑돌았는데요. 전반적으로 직장을 잃어도 곧 다시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는 셈입니다.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는 6월 미국 기업의 해고건수가 4만709건으로 1년 전보다 25% 높지만 정보기술(IT) 업체 감원 감소에 한 달 전보다는 49% 감소했다고 밝혔는데요.
5월 구인건수도 둔화했지만 여전히 탄탄합니다. 구인이직보고서(JOLTS)상의 5월 구인은 982만4000개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전망치가 990만 개였는데요. 4월 1032만개였던 구인건수도 다시 1000만 개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올 들어 세번째인데요.
하지만 채용이 620만8000건으로 4월(610만1000건)보다 늘었고, 자발적 퇴사 역시 4월 376만5000건에서 5월에는 401만5000건으로 불어났습니다. 자발적 퇴사가 400만을 넘긴 건 5개월 만의 처음인데요. 반면 정리해고는 3만5000건 감소했죠. 그만큼 노동시장이 강함을 뜻합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중시하는 실업자 대비 구인건수는 4월 1.82배에서 5월 1.61배로 하락했는데요.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이 1.2배였는데요. 실업자보다 많은 구인건수는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지만, 이날의 전체적인 자료를 종합해보면 생각보다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 같다는 데 투자자들의 생각이 미치게 되는 거죠. 너무 강한 민간고용이 이를 부추겼구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11시30분 현재 7월 0.25%p 금리인상 확률은 94.9%입니다. 9월과 11월, 12월의 경우 7월 인상 뒤 동결(5.25~5.50%) 예상이 가장 많지만 0.25%p 추가 인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전 기간에 걸쳐 상승했습니다.
하나 더 볼 건, 민간고용의 강세가 6월 고용보고서에 얼마나 반영되느냐입니다. 여러 고용지표가 있지만 고용보고서가 가장 중요하지요. ADP의 민간고용은 미 정부의 고용보고서 직전에 나온다는 점에서 노동시장 상황을 미리 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상관관계가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얘기도 있구요.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민간고용이 워낙 셌기에 내일 6월 비농업일자리가 예상보다 더 나올 수 있는 상방 위험이 있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ADP 민간고용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을 보면 내일 나올 일자리 수치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요. 스티펠의 린제이 피에그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고용 관련 지표를 본 뒤 6월 비농업 일자리가 30만 개 가까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블룸버그는 6월 비농업일자리 증가수를 23만 개(다우존스 24만 개), 실업률 3.6%로 점치고 있는데요. 각각 5월의 33만9000개와 3.7%에서 감소하는 건데요.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5월 0.3%), 전년 대비 4.2%(5월 4.3%)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각종 고용 자료도 그랬지만 6월 고용이 이대로 나온다면 여전히 노동시장은 꽤 견고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근로시간 축소 같은 둔화요인도 있다는 말이 있지만 속도가 문제입니다. 노동시장이 둔화하지만 느린 게 핵심이지요.
그래서인지 이날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강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로건을 중립(0)으로 분류하는데요.그는 “수개월 동안의 자료와 연준의 정책목표를 고려하면 6월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완전히 적절했을 것(entirely appropriate) 같다”며 “6월 FOMC 이후 금융시장에 강력한 신호가 전달되고 의미있는 수준에서 금융시장이 긴축되기를 바란 것이 내 희망이었다”고 직접적으로 얘기했습니다.
로건은 올해 투표 위원인데요. 그 또한 지난 달 금리동결에 찬성했지만 지나고 보니 잘못했다는 겁니다. 로건은 “계속해서 타깃을 웃도는 인플레이션 전망과 생각보다 강한 노동시장은 더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요구한다. 나는 인플레이션이 타깃으로 돌아올지 아닌지 매우 걱정스럽다”며 “노동시장 지표는 둔화했지만 구인건수는 2019년을 웃돌고 정리해고는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건은 통화정책의 시차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는데요. 그는 “일부 사람들은 연준이 지난 1년 반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왔고 긴축의 지연효과에 경기가 더 많이 냉각될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지연효과 부분에서 추가적으로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데 회의적(skeptical)”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3월 이후 은행발 신용긴축 여파를 보면 은행들이 대규모로 대출을 회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요인을 상쇄하지 못한다고도 했는데요. 연준 내 비둘기파, 그리고 6월 동결의 핵심 이유가 크게 지연효과와 은행권의 신용긴축 두 가지인데 둘 모두를 부정한 거죠. 바닥을 친 주택시장이 향후 인플레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도 했는데요.
오늘의 상황을 종합하면 △6월 민간고용은 너무 강했고 △신규 실업수당과 구인건수 등이 둔화하긴 하나 그 속도가 느리고 △6월 고용도 견고하거나 예상보다 잘 나올 수 있어 전반적으로 노동시장 견고 △로리 로건, 비둘기파 주장 부인하며 강하게 금리인상 요구 등이며 그 결과 이달부터 추가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그나마 고무적인 부분은 간접적으로 본 임금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거겠죠. 앞서 ADP 자료에서 계속 근무 중인 직원의 임금 상승률이 전년 대비 6.4%로 5월(6.6%)보다 감소했는데요. 전미자영업연맹(NFIB)에 따르면 6월 임금을 올려준 중소기업 비중이 36%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연장선에서 ISM 6월 PMI 물가지수 56.2에서 54.1로 하락했는데요.
뉴욕 연은이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성이 있는지를 보는 자체 지표(MCT)로 본 5월 물가는 3.5%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4.6%보다 크게 낮은데요. 이 지표는 일시적 충격이 덜한 부문에 더 많은 가중치를 주고 변동성이 큰 곳에 가중치를 줄이는데요. 그 결과 임대료 하락이 뉴욕 연은의 지표에는 더 빨리 반영된다고 합니다. 로이터통신은 “뉴욕 연은의 대체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요인보다는 일시적인 요인의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는데요.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도 경기침체 우려는 이어집니다. 결국은 노동시장이 이렇게 강하니 금리를 더 올리게 되면 침체가 오지 않겠느냐는 거지요. 강한 노동에 침체가 안 올 수도 있지만 한순간 급격하게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거죠.
닉 벙커 인디드 하이어링 랩의 리서치 디렉터는 “오늘 나온 데이터와 지난 몇 달 간의 자료를 보면 연착륙 확률이 높아진다”면서도 “노동시장이 항상 강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기침체는 발생한다”고 했는데요. 루빌라 파루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고용이 계속해서 플러스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통화정책 지연 및 누적효과에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증시 상황 더 보겠습니다. 모건스탠리가 웨드 부시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가총액이 인공지능(AI)붐에 3조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모건스탠리는 MS 목표 가격을 335달러에서 415달러로 24%가량 올렸습니다. 이날 MS가 341.27달러에 마감했으니 21.6% 더 오른다는 거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옵션 시장은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씨티에 따르면 최근 S&P500이 향후 6개월 내 20% 하락에 거는 풋옵션(Put Option) 가격이 떨어졌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오늘도 알 수 있듯 연준과 금리경로에 대한 위험이 남아 있습니다. 어닝 시즌도 다가오구요. 앞서 설명드렸듯 노동지표는 내일 있을 6월 고용보고서가 가장 중요하고 실제 숫자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상황이 또 변할 수도 있긴 합니다. 내일은 6월 비농업 일자리와 실업률, 가계조사상의 실업, 가계와 기업조사 간의 차이, 시간당 평균 임금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오늘은 민간고용이 너무 강하게 나왔지만 내일 적절하게(?) 좋은 소식이 증시에 좋은 소식일지(침체 가능성 하락), 아니면 오늘처럼 나쁜 소식(추가금리인상 우려, 침체 가능성)으로 받아들일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상치 대비 얼마나 나오느냐와 6월 민간고용이 노동시장 상황을 제대로 보여줬던 건지 봐야 하죠. 미 경제 방송 CNBC는 “6월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거움을 보여줄 것 같다”고 했는데요. 내일 있을 6월 고용보고서는 꼭 ‘3분 월스트리트’와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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