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 국채금리 16년래 최고치 폭등…긴축 공포 만연

김정남 2023. 7. 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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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P 민간 고용 급증 '쇼크'
연준 2회 추가 인상 힘 받나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하다는 지표가 또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더 강력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5%를 돌파하며 16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고, 이에 증시 투자 심리는 쪼그라들었다.

(사진=AFP 제공)

ADP 민간 고용 급증 ‘쇼크’

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7% 하락한 3만3922.26에 마감하며 3만4000선을 밑돌았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9% 내린 4411.59에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82% 떨어진 1만3679.04를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1.64% 급락한 1842.23을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큰 폭 약세를 보였다. 개장 전 나온 민간 고용 지표가 ‘쇼크’ 수준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공개한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49만7000개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개)를 두 배 이상 훌쩍 넘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폭 증가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레저·접객업에서 23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어 최대 폭 증가를 기록했고, 건설업(9만7000개)과 무역·운수·유틸리티(9만개) 역시 많이 늘었다.

비슷한 시각 나온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8000개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1만2000개 늘었고, 시장 전망치(24만5000개)보다 약간 높았다. 다만 20만건 초중반대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만3000개 감소한 172만개를 보였다. 지난 2월 이후 최저다.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그나마 완화했다. 노동부가 내놓은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5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80만개로 나타났다. 전월(1030만개)보다 49만6000개 감소했고 월가 전망치(1000만개)를 밑돌았다. 그러나 1000만개 안팎 규모는 역사적으로 보면 아직 많다는 관측이다.

연준 2회 추가 인상 힘 받나

이에 따라 연준이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은 조금씩 힘을 받았고,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현재 5.00~5.25%에서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92.4%로 점치고 있다.

더 주목할 것은 연준의 언급대로 5.50~5.75%로 올릴 것이라는 베팅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은 9월과 11월 FOMC에서 5.50~5.75%로 인상할 확률을 각각 27.7%, 38.8%로 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 안팎 수준에 그쳤는데, 이제는 40% 안팎까지 오른 것이다. 코레미카 자산운용의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DP 민간 고용이) 예상보다 두 배 넘게 많았기 때문이 연준이 더 공격적이어야 할 것이라는 공포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실제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중앙은행연구협회(CBRA) 회의에서 “지난달 FOMC에서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했을 것”이라며 “지난달 회의 때 나온 모든 메시지가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전달하고 금융 여건을 상당히 긴축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욕채권시장은 급격히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120%까지 치솟았다. 전거래일 대비 17bp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2007년 6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다. 장중 하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저항선인 5%선을 단박에 뚫었다. 이에 근래 초강세장을 이끈 주요 빅테크 역시 부진했다. 애플(0.25%)과 마이크로소프트(0.92%)를 제외하면 알파벳(구글 모회사·-1.39%), 아마존(-1.55%), 테슬라(-2.10%), 엔비디아(-0.51%), 메타(페이스북 모회사·-0.81%) 등의 주가는 모두 내렸다.

시장의 눈은 이제 하루 뒤인 오는 7일 나오는 지난달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쏠린다. WSJ가 집계한 비농업 신규 고용 전망치는 24만명이다. 전월(33만9000명) 대비 둔화한 것이다. 실업률 예상치는 3.6%다. 고용보고서 수치가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시장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옐런 장관은 이날 중국에 도착한 뒤 트위터를 통해 “중국 당국자들과 기업 경영자들을 만나러 베이징에 오게 돼 기쁘다”고 했다. 다만 양국이 사실상 서로를 겨냥한 수출 통제 조치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다면 시장의 긴장감은 높아질 수 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연준 긴축 우려에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2.57%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13%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2.17%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01% 상승한 배럴당 71.80달러를 기록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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