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차례 비밀접촉… 분단 후 첫 남북 합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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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남북 당국자 접촉은 이런 결의로 시작했다.
두 실무자 접촉 후 남북의 '2인자'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대면했고, 이듬해 7·4 남북공동성명을 탄생시켰다.
통일부가 분단 후 첫 남북 합의인 7·4성명 전후 진행된 비밀 접촉 전반이 생생하게 담긴 문서를 6일 공개했다.
상호 호의적이었던 분위기는 7·4성명 발표 후 성명 이행을 위해 구성한 남북조절위원회 때부터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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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적십자 파견원 접촉 중
‘2인자’ 이후락·김영주 만남 약속
첫 방문 허용·신변보장 절차 생겨
이후락, 김일성 예방 내용 비공개
“전적으로 같은 생각입니다.”(정홍진 중앙정보부 협의조정국장)
통일부가 분단 후 첫 남북 합의인 7·4성명 전후 진행된 비밀 접촉 전반이 생생하게 담긴 문서를 6일 공개했다. 남북회담 문서 중 1971년 11월부터 1979년 2월까지의 정치 분야 문서다. 총 1678쪽분량이 해당되는데, 200여쪽이 비공개처리돼 약 1400여쪽 원문이 공개됐다. 이번 3차 공개된 문서는 지난해 1·2차 공개 때 나오지 않은 당국자 간 정치 분야 회담이다.
신변 보장 각서 박정희정부 시절인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직전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박성철 북한 부총리 등 일행의 서울 방문에 앞서 신변안전 보장을 약속한 각서(왼쪽 사진). 오른쪽은 김일성의 동생인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같은 취지로 우리 측 이 중정부장에게 제시한 각서다. 통일부 제공 |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박성철 북한 제2부총리의 서울 박정희 대통령 예방, 이후락의 평양 김일성 예방 문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공공기관정보공개법과 회담문서공개심의회의 논의 결과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이번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상 발언인 만큼 신중을 기한다는 취지다. 남북회담 문서 공개 심의는 3년 주기여서 2026년 다시 공개할지 논의한다.
이번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생생한 언급이 기록돼 있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이 녹음을 허용했는지, 녹취록이 존재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기록이 생성됐는지 등 문의에 통일부 당국자는 확인이 어렵다며 다만 “녹취록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상호 호의적이었던 분위기는 7·4성명 발표 후 성명 이행을 위해 구성한 남북조절위원회 때부터 바뀐다. 1973년 6월23일 박 대통령이 발표한 ‘평화통일 외교정책 선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등 북측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해왔다. 1974년 광복절 박 대통령 저격 미수 사건으로 불신이 고조하며 회담은 막말이 오가는 등 최악으로 치달았다.
남측은 대통령을 저격하려던 문세광이 북측 지령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북측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에 북측 류장식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그따위 날조를 어디다 함부로 해”라며 부인했다.
결국 1975년 북한이 남북조절위 11차 회의에 불참했고 이듬해까지 회의 개최를 위한 노력이 있었으나 이후 회의는 다시 열리지 않았다. 북측 일방 통보로 남북직통전화도 운용이 중단됐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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