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위성 조립·시험장’ 만든다

임성준 2023. 7. 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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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道, 우주산업 육성 협약
1000억대 투자유치 협의… 연말쯤 착공
인프라 구축·주민 상생 협력 방안 마련
“소형위성 생산 해외 수출 방안도 구상”

‘뉴 스페이스’시대를 열기 위한 제주도의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이 궤도에 오른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주 우주산업 육성 기본방향’을 발표한 뒤 우주기업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고 투자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주기업의 시선이 제주로 향한 데는 제주가 넓은 발사체 발사 가능 방위각과 전파 간섭이 적다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국가 저궤도 인공위성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제주시 구좌읍에 마련된 국가위성운영센터가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가동한 데 이어 항공우주연구원 추적소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등 인프라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왼쪽)와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가 6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주 우주산업 육성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의 우주산업 육성 추진 방향은 ‘민간 주도·민간 중심’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협력이다. 제주도·우주연구기관·우주기업·대학·민간협의체가 협력하는 J-우주 거버넌스를 디딤돌로 △위성 데이터 활용 △지상국 서비스 △소형 큐브위성 △우주체험 △친환경 민간 소형 발사체 등 5대 우주 가치사슬을 중점 육성한다.

제주도는 지난 5월 4개 우주기업과 제주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이날 위성제조 기업인 한화시스템과 제주 민간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는 △J-우주 거버넌스 구축 및 제주 특화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제주도 민간 우주산업 제조 및 우주체험 인프라 구축 △위성정보 활용 서비스 분야 활성화 △우주 분야 선도인력 양성 프로그램 추진을 담았다.

한화시스템은 제주에 위성체를 조립하고 시험하는 통합조립테스트 센터를 구축한다. 이르면 올 연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00억원대 투자 유치 협의를 하고 있다. 제주도는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조·영상서비스 등 우주 사업 추진에 필요한 운용부지 확보와 인허가 등의 정책환경 조성, 대학 학과개설 및 인력육성 프로그램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한다.

한화시스템은 제주에 우주 인프라를 구축하고, 선도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 환경영향성 평가와 마을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협력방안 마련 등 주민 수용성 확보 등에 적극 협력한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 우주센터를 구축해 제주 민간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제주형 우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제주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우주 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우주 체험’은 제주 우주산업 육성 비전의 5대 가치사슬의 하나로, 제주와 한화시스템이 함께 추진한다. 제주도와 한화시스템은 우주산업 교육분야에서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지난 4월 16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작은 별 프로젝트-우주로 가는 길’을 열었고, 초·중·고로 찾아가는 ‘우주 교실’도 12회 진행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위성 제조 선도기업인 한화시스템이 제주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연관기업들도 제주를 주목할 것”이라며 “한화시스템의 AIT 센터를 시작으로 제주에서 만든 소형 위성을 제주에서 우주로 쏘아 올리고 세계 곳곳으로 수출하게 될 미래가 곧 열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주도는 5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컨텍, SIIS, 아이옵스 등 4개 우주기업과 제주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대표적인 민간 발사체 기업인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제주 본사 이전과 함께 투자 협의를 하고 있다. 소형 우주발사체 조립 실험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옛 탐라대 부지와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를 후보지로 정했다. 아시아 유일 민간 지상국 서비스 기업인 컨텍은 제주시 한림읍 상대리에 1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 위성 관제, 지상국 서비스 기업인 아이옵스는 지역 인력 채용을 확대한다.

제주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위성·항공·드론 영상 통합 분석 플랫폼 구축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오 지사는 “우주산업은 제주도 제조업 비중을 10% 수준으로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산업구조 개편의 큰 축이 될 것”이라며 “제주에 우주산업 앵커기업과 인재가 몰리고, 신산업 투자가 활성화되며 도민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제주의 담대한 비전을 현실로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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