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트남도 제쳤다…인도 우량주 ETF에 2000억 베팅한 개미
국내 상장 ETF 5종, 한 달간 2240억원 순매수
최근 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면서, 인도 시장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베트남보다 영토와 인구 규모가 크고 아직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진입이 더딘 인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6월 5일~7월 6일)간 국내 ETF 거래대금 상위권에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 ETF’(998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 ETF’(622억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 ETF’(536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48억원),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ETF’(33억원) 등 국내 상장돼 있는 인도 ETF 5종의 거래대금을 모두 합하면 2240여억원에 이른다. 이 상품들은 모두 인도 대표 우량주 50개로 구성된 인도 대표 지수 니프티50(Nifty50)을 추종한다.
인도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이른바 ‘아다니 사태’로 저점을 찍은 후 꾸준히 반등하던 인도 주식 시장은 특히 지난달 말부터 상승 흐름에 불이 붙었다.
최근 한 달간 니프티50의 상승률은 4.60%다. 같은 기간 미국의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 500(S&P500)지수가 3.80% 올랐고, 코스피 지수는 1.40% 내렸다. 같은 신흥 시장인 베트남의 대표 지수 vn지수 상승률(3.27%)보다 상승 폭이 크고, 중국의 상해종합지수(SSE Index)의 상승률인 0.24%를 훨씬 웃돈다.
아다니 사태는 지난 2월 아시아 최고 부호인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이끄는 인도 아다니 그룹이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주가 조작과 탈세, 분식 회계 등을 반복적으로 해왔다는 것이 밝혀지며 시작됐다. 이후 일주일 만에 아다니 그룹 산하 10개 상장사의 시장가치가 절반 넘게 폭락했다. 이 중 니프티50에 포함된 종목은 2종목으로,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사태가 인도 증시 전반의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당시 니프티50 지수는 약 한 달간 4% 하락했다.
하지만 사태가 진정된 이후 전 세계 탈중국화 수혜국으로서의 인도의 강점이 다시 부각됐고, 인도 정부의 글로벌 기업 유치 노력도 계속 이어졌다. 그러자 지난 2월 저점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며 인도 증시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GDP 성장률이 5.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5.2%)은 물론, 베트남(4.7%)도 앞선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지난 2일(현지 시각) 신흥국 시장 중 인도를 가장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인도가 베트남을 제치고 ‘포스트 차이나’가 될 것이라고 본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베트남의 경우 이미 진입한 글로벌 제조업체를 기반으로 성장한 반면, 인도는 이제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 진입하고자 하는 시장”이라면서 “베트남보다 더 탄탄한 내수시장을 갖춘 데다, 관광업 의존도가 적은 인도가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장기적으로 더 성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분기 인도 증시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오는 3분기 ‘검증의 시간’을 가지며 증시가 한 차례 조정될 수 있지만, 이는 비중 확대 기회”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이 하반기에 이뤄진다면 신흥국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고, 인도 정부가 인프라 확충·산업화 육성을 위해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 향후 리스크보다는 기회 요인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가 인도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인도 ETF에 관심이 몰리고 있지만, 국내는 니프티50 추종 ETF만 존재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이에 대안으로 미국에 상장된 인도 관련 ETF를 고려할 수 있다.
미국의 ‘iShares MSCI India Small-Cap ETF’(SMIN)는 인도의 중소형주만 편입한 MSCI 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최근 한 달간 4.79%, 연초 대비 10.98%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중형주를 모은 ‘Franklin FTSE India ETF’(FLIN)은 최근 한 달 동안 4.28%, 연초 대비로는 5.71% 올랐다.
국영 기업을 뺀 사기업만 모아 투자하는 ETF도 있다. ‘WisdomTree India ex-State-Owned Enterprises ETF’(IXSE)는 최근 1개월간 3.08%, 연초와 비교하면 4.44% 상승했다. 인도 대표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Columbia India Consumer ETF’(INCO)의 경우 연초 대비 무려 16.78%, 최근 한 달 사이 4.3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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