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역전 필요한 토론토, 키는 ‘류현진과 류현진 바라기’ 손에[슬로우볼]

안형준 2023. 7.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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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토론토는 후반기 역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키는 두 투수가 쥐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7월 6일(한국시간)까지 시즌 46승 40패를 기록했다. 승률 0.535, 승패 마진 +6.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순위는 만족스럽지 않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고 있다. 지구 내 5개 팀 전원이 5할 승률을 기록 중인 '죽음의 조'에 속해있기 때문이다(이하 기록 7/6 기준).

선두 탬파베이 레이스와 승차는 무려 9.5경기차.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쉽게 뒤집을 수는 없는 승차다. 희망의 끈은 놓지 않되 와일드카드 티켓을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3위인 뉴욕 양키스에 1.5경기차로 뒤쳐진 상황이다.

나쁘지 않은 페이스지만 치고 올라갈 계기는 필요하다. 토론토는 팀 OPS, 팀 평균자책점 모두 전체 11위. 개선의 여지가 여전히 크다. 타선에서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달튼 바쇼, 알레한드로 커크의 반등이 필요하다.

마운드의 키는 두 투수가 쥐고 있다. 빅리그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류현진과 '류현진 바라기' 영건 알렉 마노아다.

지난해 여름 토미존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현재 재활이 막바지에 돌입했다. 5일 루키리그에서 첫 재활등판도 소화했다. 류현진은 재활등판에서 3이닝 동안 42구를 던지며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87-88마일에서 형성됐다. 시속 89-90마일 정도의 속구를 던지는 류현진인 만큼 몸상태는 거의 정상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당장 복귀할 수는 없다. 이미 1년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마이너리그에서 몇 차례 재활등판을 더 거치고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올 전망이다. 류현진이 당초 밝힌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복귀는 쉽지 않지만 7월이 끝나기 전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선 류현진의 모습을 볼 가능성은 충분하다.

체중을 크게 감량한 것에 이어 첫 재활등판에서도 성공적인 투구를 펼친 류현진을 향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MLB.com의 토론토 담당 기자인 키건 매터슨은 "솔직히 올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류현진은 토론토에 그저 '보너스' 같은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 시점에서 볼 때 류현진은 상당한 이닝을 소화할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류현진이 후반기 토론토 마운드에서 작지 않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계약 첫 시즌 이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 류현진이지만 올시즌에는 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지난해 팀 로테이션을 이끄는 에이스였고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았던 영건 마노아는 전반기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개막전부터 3.1이닝 5실점으로 심상치 않은 부진을 보인 마노아는 13번의 등판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6.36의 충격적인 성적을 썼다. 제구력을 완전히 잃은 듯한 혼란스러운 투구를 이어가던 마노아는 지난 6월 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0.1이닝 7실점(6자책) 패전을 끝으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마노아는 마이너리그에서 재조정의 시간을 가졌다. 실전등판 없이 약 3주 동안 캠프 시설에서 공을 가다듬었다. 강등 3주만에 루키리그 경기에 등판한 마노아는 2.2이닝 11실점의 충격적인 성적을 썼다. 하지만 존 슈나이더 감독을 비롯한 토론토 코칭스태프는 마노아의 등판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긍정적이다"고 만족을 나타냈다. 성적보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 템포, 딜리버리 등을 되찾는 것이 중요했고 그런 부분들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마노아는 구단의 믿음에 보답하듯 지난 3일 더블A 경기에 등판해 5이닝 1실점 10탈삼진 맹투를 펼쳤다. 두 번의 '재조정 등판'을 만족스럽게 지켜본 토론토는 마노아를 강등 약 한 달 만에 빅리그로 다시 불러올리기로 결정했다. 마노아는 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상대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토론토는 올시즌 마노아, 케빈 가우스먼, 크리스 배싯, 호세 베리오스, 기쿠치 유세이의 5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개막을 맞이했다. 마노아가 이탈했지만 여전히 선발투수는 4명 뿐. 토론토는 현재 마노아가 빠진 자리를 '불펜데이'로 채우고 있다.

류현진과 마노아가 복귀해 제 기량을 펼친다면 토론토 마운드는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된다. 기본적으로 강한 타선을 가진 토론토인 만큼 마운드가 상승세를 탄다면 얼마든지 순위표를 뒤흔들 만큼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

부상과 부진을 딛고 돌아오는 두 '멘티와 멘토'가 과연 토론토의 후반기 반격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왼쪽부터 류현진, 알렉 마노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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