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는 리드오프, 한국에서 성숙해졌다"…한화 떠난 컵스 돌격대장, 밑바닥부터 다시 쓰는 역수출 신화
[OSEN=조형래 기자] 지난해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하다가 1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간 마이크 터크먼(33, 시카고 컵스)이 메이저리그 생존을 뛰어넘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거듭났다.
컵스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경기에서 9회 3득점에 성공하며 1-3이었던 경기를 4-3으로 뒤집었다. 컵스는 이 승리로 2연승을 달렸고 40승45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로 올라섰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끌어내렸다.
9회 대역전극의 순간,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터크먼이 중심에 있었다. 터크먼은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이 1안타가 9회 결정적인 순간 터졌다.
컵스는 1-3에서 밀워키 마무리 데빈 윌리엄스를 상대해야 했다. 지난해 26홀드 15세이브, 올해는 18세이브를 기록 중인 부동의 마무리 투수.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9회 컵스가 상황들을 만들었다. 코디 벨린저의 중전안타, 제러드 영의 3루수 내야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얀 고메스가 2루수 땅볼을 때리면서 2사 2,3루가 됐다. 패색이 짙어졌고 타석에서는 터크먼이 들어섰다.
터크먼은 집념을 과시했다.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윌리엄스의 포심 2개 체인지업 2개, 총 4개의 공을 연달아 파울로 걷어냈다. 8구 승부가 이어졌다. 그리고 8구 째 95마일 포심을 밀어쳐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동점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냈다. 2루에 도달한 뒤 터크먼은 포효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사 2루에서 니코 회르너의 3루수 땅볼 때 밀워키 3루수 브라이언 앤더슨이 1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1루수 오웬 밀러가 타구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놓쳤다. 이를 틈타서 터크먼은 홈까지 파고들었고 여유있게 역전 득점을 만들어냈다. 밀러가 뒤늦게 송구를 했지만 터크먼의 슬라이딩이 홈을 먼저 쓸었다.
2017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9년 뉴욕 양키스에서 19홈런으로 주전급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후 거듭된 부상으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고 지난해 KBO리그 한화에서 활약했다.
한화에서는 144경기 타율 2할8푼9리(575타수 166안타) 12홈런 43타점 88득점 OPS .795의 성적을 남겼다. 준수한 컨택 능력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지만 재계약은 불발됐다. 결국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서야 했고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트리플A에서 기회를 기다리던 터크먼은 지난 5월20일 처음 빅리그에 콜업됐다. 주전 중견수 코디 벨린저의 무릎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터크먼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활약한 것처럼 이제는 컵스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현재 터크먼은 39경기 타율 2할5푼(124타수 31안타) 2홈런 19타점 23득점 3도루 OPS .706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두드러지지 않지만 리드오프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고 벨린저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1루수로 주로 나서게 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돌격대장의 역할을 맡은 터크먼의 허슬플레이에 데이빗 로스 감독도 매번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로스 감독은 6일 밀워키전이 끝나고 “정말 엄청난 타석이었다. 선수들이 경기 후 라커룸에서 다시 소리를 질렀다”라면서 극적인 역전극에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로스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터크먼의 프로페셔널한 모습 뿐만 아니라 양키스라는 빅마켓에서의 경험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크먼은 개막전 예상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한 시즌 동안 어떤 일이든지 일어난다’라면서 ‘터크먼은 중견수 자리에서 벨린저의 빈 자리를 잘 채워줬고 이제는 믿을 수 있는 리드오프로 거듭났다. 지난해 한국에서 한 시즌을 보내고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컵스에 돌아온 터크먼은 성숙해졌고 야구에 대한 통찰력이 생겼다’라면서 터크먼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 터크먼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한국에서의 경험이 안정적인 미국 생활로 이어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