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 빠진 석화업계, 친환경·신소재로 '청신호' 켤까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2023. 7. 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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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화학 업계 지속되는 불황
구조적 부진 고착화에 위기감 팽배
석화업계, 근본적 체질 개선에 분주
친환경·신소재 등으로 돌파구 마련
"사업구조 개편, 피할 수 없는 선택"
최근 업황 부진으로 매각설이 흘러나온 LG화학 NCC 2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단순 침체가 아닌 구조적인 부진으로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친환경과 신소재 등 미래 먹거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업계를 뒤덮은 불황의 그늘을 돌파하는데 분주한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 3사(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부진한 실적에 차입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용등급 하향을 맞았다. 한기평과 한신평은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인 여천NCC의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내렸다.

LG화학의 경우 지난 4월 정비 목적에서 멈춘 여수 NCC(나프타 분해시설) 제2공장을 아예 재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재고는 쌓이고 수요는 줄어든 공급 과잉 상태에서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더 손실만 난다는 판단이다. NCC는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제조하는 석유화학 핵심 시설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해당 공장의 매각설까지 나왔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상황은 그야말로 부진의 연속이다. 석유화학 업황을 가늠하는 지표인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는 15개월째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여수석유화학산단의 가동률은 지난해 90.7%에서 올해 1분기에는 88.1%로, 지난 4월 들어서는 83.1%까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특히 최대 수출국으로 꼽혔던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자체 생산비중을 높이면서 수요 대비 공급 과잉이 초래됐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제품의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4.7%나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 수출액 543억1600만달러(약 71조원)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207억달러(약 27조원)로 38%가량을 차지했다. 오는 2025년쯤이면 중국의 기초유분·중간원료 자급률이 100%에 달할 거란 전망도 국내 업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불황의 연속에 최근 석유화학 업계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뛰어드는 추세다. 먼저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섰다.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6.6조원으로 집계된 3대 신성장동력의 매출액은 2030년 40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비중으로 치면 57%로, 매출액 절반을 넘는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면서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배터리 소재를 본격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4대 핵심 성장 전략으로 △하이엔드 초격차 기술력 △글로벌 거점 확대 △롯데 화학군 시너지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등을 내세웠다. 여기에 청정 수소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올해 1분기 미국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화큐셀은 오는 2024년까지 달튼과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해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복합 생산단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DL케미칼 등도 친환경 자동차 소재 사업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수요 대비 급격히 늘어난 생산능력을 소화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걸로 전망한다"며 "친환경·신소재 등 차세대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 구조 재편은 현재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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