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건설경기 '흐림'… 수주 줄고 자재수급 여전히 어려워

정영희 기자 2023. 7. 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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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6월 RICON 건설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지난 5월 공사수주지수는 원도급과 하도급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으며 전반적인 경기 상황도 전월인 4월에 비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대금수금지수와 자금조달지수 모두 내렸으며 기능인력수급도 하락했으나 인건비체감은 보합 상태에 머물렀다./사진=뉴시스
고금리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이 증대되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데 이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높아짐에 따라 건설업계가 한파가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지수뿐 아니라 공사수주, 체감 인건비 등도 저조한 수치를 보이며 시장 상황을 바라보는 건설업계 종사자의 시선이 부정적임을 드러냈다.

7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경기는 전월 대비 악화됐으며 6월에도 큰 개선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건설경기실사지수는 38.9로 전월(44.6)보다 5.7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35.3으로 지난 4월(35.3)보다 10.4포인트 떨어졌으며 지방은 4월 44.3에서 5월 40.3으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체들은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종합·전문 간의 업역 충돌과 수주 경쟁의 심화로 경영상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공사수주지수는 원도급과 하도급 모두 전월보다 내렸다. 원도급 수주가 42.2로 전월(48.0)에 이어 악화되면서(-5.8포인트) 여전히 전년 동월과 큰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47.8→52.9)은 한 달 사이 5.1포인트 개선됐지만 지방(48.1→38.0)에서는 10포인트 이상 하락을 나타냈다. 하도급 수주도 지난 4월 50.3에서 5월 44.4로 약 6포인트 빠졌다. 수도권(65.2→54.9)에서의 낙폭이 매우 컸으며 지방은 지난 4월 45.0에서 5월 40.3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인건비 체감 경기실사지수는 53.3으로 전월(52.5)과 유사했으며, 전년 동월(51.5)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위원은 "5월에도 기능인력의 인건비 부담을 토로하는 응답 업체가 적지 않았다"며 "이 부분은 기능인력의 수급과 함께 맞물려 제기되는 문제점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지역별로는 큰 차이를 보였는데 수도권은 지난 4월 39.1에서 5월 52.9로 오르며 개선 정도가 13.8포인트로 컸던 반면 지방은 53.5를 기록하며 전월(57.3)보다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능인력수급 경기실사지수는 61.7로 전월(66.7)보다 5포인트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62.9)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수도권(54.3→56.9)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방(71.0→63.6)에서는 떨어졌다. 이 연구위원은 "응답 업체들은 여전히 기능·기술인력의 수급 문제를 장비·자재 수급과 함께 지적했다"며 "건설노조의 문제가 생산성 저하로 연결되면서 상당한 경영난이라고 답한 업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자재비 경기실사지수는 45.6으로 전월(43.5)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전년 동월(19.6)의 심각했던 자재비 상황 등을 감안하면 업황의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51.0)은 전월(45.7) 대비 5.3포인트 올랐으나 지방은 43.4로 전월(42.7)과 보합세를 보였다.

자재수급 경기실사지수는 72.8로 전월(76.3)보다 낮았다. 최근 시멘트 가격 인상과 더불어 일부 업체들은 레미콘 등의 자재수급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수도권(71.7→82.4)은 전월 대비 10.7포인트 상향되는 등 개선됐으나 지방(77.9→69.0)에서는 반대로 8.9포인트가량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장비 수급지수의 경우 임대료지수와 수급지수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장비임대료 경기실사지수는 4월 62.7에서 5월 61.7로 조정됐다. 수도권(73.9→70.6)은 전월보다 하락했다. 지방(58.8→58.1)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수도권(73.9→70.6)은 전월보다 3.3포인트 내렸고 지방(58.8→58.1)은 전월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건설장비수급 경기실사지수는 83.3으로 지난 4월(85.9)과 다소 차이를 보였으나 유의미한 결과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93.5→92.2)은 전월과 유사했고 지방(83.2→79.8)은 하락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장비 수급이 현재 원활하다고 평가하기 어렵겠지만 전년 동월 대비 개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장비 수급의 문제를 지적하는 업체들은 시기와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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