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허리 펴고 서서 키우는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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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수박 철이다.
시장이나 마트 과일 코너는 축구공만 한 큰 수박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고품질 수박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곁순 제거, 덩굴 유인, 수박 돌려놓기 등 장시간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서 일해야 한다.
수확할 때는 10㎏ 내외의 무거운 수박을 허리를 굽혀 따고 들고 날라야 하는 아주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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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수박 철이다. 시장이나 마트 과일 코너는 축구공만 한 큰 수박들로 가득하다.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 하면 단연 수박을 빼놓을 수 없다.
수박은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과 비타민·미네랄 등을 보충해주는 천연 이온음료다. 또 달콤한 붉은색의 과육은 항산화물질인 라이코펜이 풍부해 강한 햇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콜라겐 생성을 도와 손상된 피부를 복원해준다.
많은 소비자가 수박을 과일로 알고 있지만 사실 포복성 덩굴식물인 박과채소다. 땅바닥에 퍼져 있는 덩굴에서 열매를 맺는데 줄기가 바닥을 기면서 자라는 특성 때문에 재배하는 데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게다가 고품질 수박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곁순 제거, 덩굴 유인, 수박 돌려놓기 등 장시간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서 일해야 한다. 수확할 때는 10㎏ 내외의 무거운 수박을 허리를 굽혀 따고 들고 날라야 하는 아주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단위면적(10a)당 노동 투입 시간을 보면 수박은 103시간, 벼(12시간)의 8.6배에 이른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수박 재배농민이 허리·무릎·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 그래서 수박농사는 돈을 많이 벌어도 너무 힘들어 후계농이 없다는 안타까운 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힘든 수박농사지만, 최근 허리 펴고 서서 수박을 키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농촌진흥청과 충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각각 개발한 수박 수직재배 장치들이다.
이는 시설하우스에서 수박 줄기를 수직으로 유인할 수 있는 그물망과 수박 열매를 올려놓을 수 있는 70∼100㎝ 높이의 받침대를 설치해 재배하는 방식이다.
이 장치들을 이용하면 많은 작업을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서서 할 수 있다. 기존 포복재배보다 노동 강도를 5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줄어든 노동 강도만큼 작업 속도와 능률은 더 높아진다.
또 일반적인 포복재배(2줄 심기) 대신 수박 재배 장치를 이용하면 3∼4줄까지 심기가 가능하다. 심는 간격도 40㎝에서 20㎝로 줄일 수 있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3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충북 진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한 ‘중소형 수박 생력화 수직재배 기술’ 보급사업 결과, 농가소득 증대와 노동 강도 감소, 중소형 수박 재배면적 증가라는 1석 3조의 성과를 거뒀다.
수박 수직재배 기술에 이어 스마트온실에서 수박을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경재배 기술도 개발돼 조만간 선보일 전망이다. 앞으로 수박농사에도 많은 후계농이 나오고, 신규 농업인의 진입도 활발해지기를 기대해본다.
조은희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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