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연체율·부동산 PF 걱정에…2금융권 하반기 신용도 ‘경고등’

이명철 2023. 7.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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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신평사, 올해 상반기에만 11개사 신용등급·전망 낮춰
저축은행 5개·캐피털 4개 하향조정 “대출 익스포저 커졌다”
고금리 상황 지속, 수익성 낮아지고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새마을금고의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체 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과 건전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 고금리 부담에 저축은행 등의 연체율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연체율 상승에 대응해 영업을 보수적으로 하고 충당금을 쌓다 보니 실적이 꺾이고 이는 채권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신용도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작년에 한건도 없더니, 올해 무더기 하향조정

6일 이데일리가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의 2금융권 상반기 신용등급·전망 변동 내역을 살펴본 결과 11개사(바로저축은행·OK저축은행·DB캐피탈·에이캐피탈·키움저축은행·롯데캐피탈·롯데렌탈·롯데오토리스·웰컴저축은행·OK캐피탈·OSB저축은행)가 하향 조정됐다.

업종별로 보면 저축은행이 5개로 가장 많고 할부리스(캐피털)는 4개로 뒤를 이었다. 이들 업체는 신용·부동산 대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신평사 두곳이 함께 신용등급·전망을 내린 업체는 OK캐피탈, 롯데캐피탈, 웰컴저축은행 3개다.

한신평은 지난달 30일 OK캐피탈에 대해 부동산금융의 부실 발생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내렸다. 한기평 역시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아 재무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NICE신평과 한기평은 지난달 하순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조달금리 상승과 대손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이고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자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웰컴저축은행은 한기평과 한신평이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과도한 수준이고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저하되는 점이 신용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2금융권에 대한 신용도 하락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월별로 보면 1~3월에는 변동 내역이 없었지만 4월 1건, 5월 2건, 6월 12건으로 급증했다. 6월이 신용등급 정기 변경이 있기 때문이지만 대부분 기업들의 신용도가 상승 추세이던 지난해 상반기에는 저축은행·캐피털 등 2금융권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이 한건도 없었다.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보는 신용평가는 상대적으로 후행적 성격을 띠게 된다. 그만큼 올해 들어 2금융권의 업황의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건전성 하락 대응력, 계열 지원가능성 모니터링”

고금리 국면이 계속되면서 연체율 상승 추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2금융권의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시장에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는 올해 종료될 가능성이 높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금리가 내려갈 가능성도 낮다.

신용카드·할부리스·저축은행 등은 금리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비교적 더 크다. 은행·보험 등에 비해 조달금리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지출하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PF는 앞으로 금융업권 실적을 좌우할 변수다. 이혁준 NICE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부동산 PF는 금융당국의 정책지원에 힘입어 고비를 넘겼고 PF 대주단 협약 가동으로 연착륙 기반이 마련됐다”면서도 “현재 브릿지론은 고금리 상황에서 사업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고 만기연장을 무한정 해줄 수도 없어 하반기에도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은 경기 침체와 고금리 환경, 부동산 금융 부실 가능성 증가, 연체율 상승 여파로 당분간 외형 축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황보창 한기평 연구위원은 “자산 축소에 따른 수익 규모 감소,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감소,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며 “PF 익스포저의 부실·손실 인식이 지연되면서 향후 재무건전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피털의 경우 연체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을 감안하면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전세완 한신평 연구위원은 “비우호적 조달 여건으로 유동성 지표가 저하됐고 낮은 부동산 PF 회수율 가능성, 단기차입 비중 확대는 잠재 부담 요소”라며 “상시적인 대응 능력과 계열의 지원 가능성, 지원 능력을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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