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 지경… 부동산 침체·내부 비리에 흔들린 새마을금고

김표향 2023. 7. 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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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부실 위기에 2,200만 예금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일부 새마을금고는 지역 사업자가 건설하는 오피스텔, 빌라, 전원주택 단지 등 소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수백억 원대 돈을 마구잡이로 빌려줬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2020년 말 38조 원에서 2021년 말 46조4,000억 원, 지난해 말 56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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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로 대출 연체율 급증
금융위 아닌 행안부가 관리·감독
"위험 확산 예방 방안 마련해야"
600억 원대 부실 채권이 발생해 인근 새마을금고로 흡수합병이 결정된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 화도 호평지점. 뉴스1

새마을금고 부실 위기에 2,200만 예금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부실 이유는 여러 가지. 역대 최고 연체율, 몇 년 사이 급증한 부동산 대출, 내부 임직원의 비리 등이 겹쳐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간 심상치 않은 조짐들이 꾸준히 감지됐는데도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당국도 관리 소홀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6.18%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달 14일 6.49%를 기록한 이후 다소 감소했다고는 하나, 상호금융권 전체 연체율(2.42%)의 2.5배를 넘고, 2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은행권 4월 연체율(0.37%)보다 17배 가까이 높다.

주원인으로 무리한 부동산 대출이 지목된다. 일부 새마을금고는 지역 사업자가 건설하는 오피스텔, 빌라, 전원주택 단지 등 소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수백억 원대 돈을 마구잡이로 빌려줬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2020년 말 38조 원에서 2021년 말 46조4,000억 원, 지난해 말 56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자금 흐름이 비슷한 관리형토지신탁 대출도 문제다. 새마을금고 관리형토지신탁 대출 잔액은 2020년 말 2조8,795억 원에서 2021년 말 9조992억 원, 올해 1월 15조7,527억 원으로 급증했다.

더구나 새마을금고 내부에서 잇달아 터져 나온 임직원 비리 의혹은 남은 신뢰마저 흔들고 있다. 3월엔 부동산 PF 대출 수수료 불법 지급 혐의를 받는 임직원이 구속됐고,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여러 임직원이 펀드 출자 비위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지거나 체포됐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남동 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을 방문해 예금 통장을 개설하고 있다. 정부는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에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범정부 대응단을 꾸렸다. 연합뉴스

금융업계에선 금융위원회가 아닌 행안부 소관이라 감시망이 느슨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금융만 전문으로 다루는 부처보다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행안부 내 새마을금고 담당 인력은 1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PF 리스크가 표면화한 것이 이유”라며 “금융위가 관리하던 저축은행에서도 부실사태가 벌어졌듯, 감독기관이 어디냐와는 무관한 문제로 본다”고 해명했다.

새마을금고는 자산규모 284조 원, 거래 고객 2,262만 명으로 시중은행 못지않게 덩치가 크다. 하지만 분기별로 경영 공시를 하는 은행권과 달리 반기마다 공시를 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 게다가 중앙회는 지역 금고로 구성되는 자치회이기 때문에 중앙회 차원에서 지역 금고를 관리·감독하기도 쉽지 않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위기가 오지는 않겠지만 잘못하면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확대될 수 있어 금융감독당국이 위험 확산을 예방하는 관리 방안을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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