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하는 과학자 어디 없나요?”
방송사들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과학자 패널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명예교수가 그동안 “오염수 방류는 위험하다”는 목소리를 전해주는 전문가로 단골처럼 등장했지만, 그가 2013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우리 바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정반대 주장을 했던 사실이 최근 알려진 뒤 모습을 감췄다.
IAEA 최종보고서 공개 이후 오염수 방류 논란을 다룰 오는 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는 백원필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과 반(反)원전 시민단체 ‘원자력안전과미래’ 이정윤 대표가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MBC 100분 토론에도 정용훈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에 맞선 패널로 나왔던 인물이다. 방송사들은 오염수 방류가 문제될 것 없다는 주장을 하는 과학자들은 쉽게 찾을 수 있는 반면, ‘오염수 방류는 위험하다’는 주장을 하는 과학자는 사실상 찾기 힘들어 환경운동을 하는 시민단체를 주로 섭외하고 있다.
지난달 6일 방송된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출연해 진행자의 말을 조목조목 반박해 화제가 됐다. 정 교수는 당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엔 전혀 처리 시설 없이 수개월 동안 하루 300톤씩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됐는데, 우리나라에 영향이 없었다”는 말로 진행자를 반박했다. KBS 관계자는 “당시 예상치 못했던 일을 겪은 이후, 제작진이 과학자 패널 섭외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친(親)민주당 유튜브 등에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가 등장해 “후쿠시마에 대해 우리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위험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고, 백도명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가 민변 행사에 나오는 등 야권의 ‘뉴페이스’로 얼굴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방송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지는 않다. 이들 역시 ‘원자력’ 분야 전공자는 아니다.
방송사들로서 굳이 과학자를 출연시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상파 방송사의 시사교양 분야 책임 PD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이슈의 경우, 과학의 문제로 접근하면 위험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불리해진다는 것을 제작진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며 “뉴스도 그래서 여야의 주장이 대립하는 ‘논쟁’의 문제로 이슈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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