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아니면 장충고”… 강릉고·부산고 “우리도 있다”
‘청룡’을 가슴에 품을 78번째 주인공은 누가 될까. 국내 최고 권위와 전통을 지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이 오는 8일부터 서울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장에서 열전에 돌입한다.
53팀이 출전하는 올해 대회에선 한국 야구 미래 주역들의 패기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다. 입장권은 성인 1만원, 학생 4000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유튜브에서 전 경기를 볼 수 있고, 8강부터 스포츠 전문 채널 SPOTV가 중계한다.
최근엔 수도권 고교들 강세가 이어졌다. 작년 우승팀인 경기 유신고를 비롯, 지난 여덟 번 대회에서 수도권 팀이 여섯 차례 정상에 올랐다. 참가 53팀 감독들을 상대로 우승 팀을 물어본 결과 ‘전통 강호’ 서울 덕수고가 가장 많은 36표, 서울 장충고(34표)가 뒤를 이었지만, 3·4위가 강릉고(23표)와 부산고(22표)였다. 5위는 작년 대회 준우승팀 서울 충암고(13표).
덕수고는 통산 청룡기 6회(1986, 2001, 2012~2014, 2016년) 우승에 빛나며 지난 4월 이마트배 대회에서도 강릉고를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안정적인 투타 조화를 바탕으로 7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학년마다 우수한 인재들이 배치돼 있어 선수층이 두껍다. 간판 투수 우완 김태형은 2학년이지만 시속 145㎞에 이르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스플리터로 타자를 압도한다. 올 시즌 10경기 5승(무패) 평균자책점 0.56 38탈삼진. 괴력투를 선보인다. 지난달 10일 청원고를 상대로 열린 주말리그에서 9이닝 동안 안타·득점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노히트 노런’ 대기록도 달성했다. 고교야구에서 노히트 노런이 나온 건 1년 2개월 만이었다. 좌완 정현우(2학년)는 안정적인 제구와 두둑한 배짱을 갖췄다. 이마트배 MVP(최우수선수) 출신 백준서(3학년)·박준순(2학년)·유용재(1학년)가 포진한 타선도 듬직하다. 다만 주축 선수들 부상이 변수다. ‘에이스’ 우완 투수 3학년 김승준과 이종호가 부상으로 빠지는 게 불안 요소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덕수고는 청룡기와 인연이 깊다”며 “주력 선수들 부상이 있지만, 두꺼운 전력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20년 우승팀인 장충고는 고교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3학년 좌완 황준서, 우완 육선엽 원투펀치를 앞세워 가장 높은 자리를 꿈꾼다. 장충고는 프로야구에서도 어렵다는 ‘5인 로테이션’을 수월하게 가동할 수 있을 만큼 마운드가 탄탄하다. 황준서와 육선엽을 포함해 김윤하(3학년)·조동욱(3학년)·원종해(3학년)도 믿음직스럽다. 타선에선 주장 권현(3학년)·류현준(3학년)·전상운(3학년)으로 이어지는 3~5번 타자들이 필승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올해 이마트배와 지난 5월 황금사자기에서 잇따라 탈락 수모를 맛보며 이변의 희생양이 된 바 있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계속 우승 0순위로 거론됐다가 기대에 못 미쳤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부담을 떨쳐내고 겸손한 마음으로 임하겠다. 이제 우승 적기”라고 말했다.
작년 대회 8강에서 고개를 숙인 강릉고엔 투타(投打)에서 발군인 조대현(3학년)이 버티고 있다. ‘고교 오타니’로 불리며 체격(193㎝·90㎏)도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와 비슷하다. ‘투타 겸업’을 과시해 모교에 첫 우승을 안긴다는 각오다. 조대현 외에 2학년이었던 지난해에도 주축 투수로 활약했던 우완 육청명(3학년)은 팔꿈치 관리 차원에서 전반기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대회가 그에겐 올해 첫 전국대회이자 쇼케이스 무대가 될 셈이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우린 학생다운 야구를 추구한다”며 “화이팅 넘치는 고교야구 팀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팀 부산고는 최근 고교 리그 17연승을 달리고 있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패배를 잊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 기세가 좋다.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2021년에 청룡기 첫 우승을 맛본 충암고는 작년 준우승 아쉬움을 털어낸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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