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임 교수 연봉 수준은 [편집자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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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후배가 국내 한 대학의 교수가 됐습니다. 그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임용된 대학도 제법 수준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나이 40이 넘은 그의 급여를 듣고 놀랐습니다. 열 살쯤 더 어린 대기업 대리 수준의 연봉이기 때문이죠. 그것도 국책연구원에서 수년간 일한 경력을 인정받아 다른 조교수보다 연봉이 높은데도 그렇습니다. 교수가 고연봉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만, 대우가 너무 낮아진 것 아닌가 합니다.
대학 등록금이 15년째 동결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학이 ‘값싼 곳’이 됐습니다. 실제로 일부 사립 유치원보다 쌉니다. 교수의 낮은 처우도 쉽게 볼 일은 아닙니다. 고급 인력이 학업을 잇겠다는 열의를 접어버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게 쌓여서 대학의 학문 전수나 연구 기능이 시원찮아지면 국가 경쟁력을 깎아 먹게 됩니다.
등록금 동결은 지방국립대를 매력 없게 만드는 요인도 됩니다. 지방국립대의 한 교수는 “액면 등록금이 그대로라는 건 물가 변화를 반영하면 국립대와 사립대 간 실질적인 등록금 격차가 점점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등록금만 놓고 보면 국립대가 싸다는 ‘가격 차별화’가 희미해진다는 겁니다. 지방 학생들이 무조건 서울로만 몰려가려는 현상을 등록금 동결이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이번 주에 미국에서 학비 저렴하고 취업이 잘되는 2년제 대학의 인기가 올라가고, 동시에 어설픈 4년제 대학은 학생들이 외면해 속속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학교 수준에 비해 비싼 등록금을 받는 대학들이 퇴출되는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셈입니다. 대학 수준이 천차만별인데도 불구하고 등록금을 서로 엇비슷하게 정부가 짜맞추는 우리나라와는 다르죠.
등록금을 오랫동안 동결하면 가계의 학비 부담이 낮아지는 효과는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가져오는 갖가지 역풍도 감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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