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신드롬’은 여기까지?… 다운로드·방문자 수 첫 감소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3. 7. 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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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도 구글이 ‘92% 장악’ 여전
사진=로이터 뉴스1

지난해 11월 출시 후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을 일으킨 챗GPT의 인기가 한 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 시각)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챗GPT의 글로벌 트래픽(PC 및 모바일웹 총합)은 지난 6월 전월 대비 9.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방문자 수도 5.7% 줄었고, 이용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보낸 시간도 8.5% 감소했다. 지난 5월 출시한 아이폰용 챗GPT 앱 다운로드 수도 한 달 만에 전월 대비 38% 줄었다. 챗GPT의 트래픽·체류시간 등 각종 지표가 감소한 것은 서비스 출시 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챗GPT를 많이 쓰는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수 있다”는 희망론도 나오지만, “정점을 찍고 내려온 게 맞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데이비드 카 시밀러웹 선임 인사이트 매니저는 “트래픽 감소는 챗GPT의 참신함이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제부터는 정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양진경

◇“챗GPT, 구글의 상대 못 된다”

올 상반기 챗GPT 열풍을 주도했던 것은 ‘구글이 점령하고 있는 검색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키워드를 치면 쏟아지는 수많은 검색 결과에서 일일이 정보를 찾아야 하는 구글과 달리, 챗GPT는 구체적인 질문을 하고 딱 맞는 결과를 한번에 얻을 수 있다. 이용자들이 구글을 버리고 챗GPT를 주 검색엔진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여기에 위협을 느낀 구글도 부랴부랴 챗GPT의 대항마인 ‘바드’를 내놓고 연구 역량을 AI 챗봇 개발에 집중했다. 하지만 챗GPT가 출시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에 탑재된 후에도 검색 시장의 판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92%인 반면, 빙의 점유율은 2.8%에 불과하다. 사용자 패턴도 격차가 크다. 6월 1일 기준 세계에서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웹사이트인 구글에서 이용자가 한 번 방문할 때마다 평균 체류하는 시간은 10분 49초였다. 챗GPT는 구글의 반 토막 수준인 4분 33초, 빙은 6분 50초다. 이탈률(특정 웹사이트에서 이용자가 한 페이지만 보고 떠나는 비율)도 구글은 28.2%인 반면 챗GPT는 41.8%에 달했다. 구글을 방문해 검색을 하나라도 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반면, 챗GPT는 절반에 가까운 이용자가 웹사이트를 켜보기만 하고 떠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챗GPT는 단순 정보 검색보다 코딩을 돕거나 이메일을 대신 써주는 사무용으로 더 유용한 기술”이라고 지적한다. 챗GPT에 명령을 내리는 ‘프롬프터 엔지니어’라는 직업이 따로 생길 정도로, 챗GPT에서 정확한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질문부터 매우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사실 대부분 이용자는 단순 정보 검색을 할 때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를 때가 많다”며 “그럴 경우 챗GPT로 검색을 하면 실망스러운 답변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결국 백화점식으로 정보를 보여주는 구글로 돌아가게 된다”고 했다. 미국 CNBC는 “챗GPT는 검색에서 구글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며, AI에 투자했던 회사들은 이를 활용한 다른 응용 서비스를 적극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 반면교사 삼아야

챗GPT와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를 필두로 삼성전자·LG·SKT·KT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모두 자체 초거대 AI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AI 전문가인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챗봇 서비스 하나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 등 다른 서비스와 연결이 돼야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며 “초거대 AI를 활용한 쇼핑·식당 및 여행 예약 같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나 금융·학술·소프트웨어 개발 등 전문 서비스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내달 24일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앞두고 있는 네이버도 고심이 크다. 네이버 관계자는 “챗GPT의 트래픽이 일부 떨어졌다고 해서 거대한 AI 흐름이 꺾였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네이버도 챗봇과 비슷한 서비스인 큐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한 커머스, 금융 , 법률, 교육 등 전문 분야 특화 서비스도 함께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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