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반려동물의 연관산업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2023. 7. 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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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후 아파트나 빌라가 우리 집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전까지는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집이 많았다.

산업화와 함께 진행된 우리나라의 인구 및 사회의 구조적 변화는 강아지와 고양이로 대표되는 반려동물의 처지를 크게 변화시켰다.

우리나라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강아지나 고양이 등을 키우는 반려동물 1500만 시대가 열리면서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규모와 범위 또한 함께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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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충남대 교수

1990년대 이후 아파트나 빌라가 우리 집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전까지는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집이 많았다. 하루종일 목줄에 묶여 있으면서 먹다 남은 밥이나 처리하는 강아지와 쥐를 잡으라고 집 주변에 풀어놓던 고양이는 주인 입장에선 애완동물이기보다 필요한 가축에 가까웠다.

산업화와 함께 진행된 우리나라의 인구 및 사회의 구조적 변화는 강아지와 고양이로 대표되는 반려동물의 처지를 크게 변화시켰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뀐 후 1인가구 비중이 35%에 육박하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에 근접하면서 가족끼리 마주 보는 시간이 줄어들자 사회적 외로움에 지친 사람들이 반려동물에게 애정을 쏟기 시작했다. 또한 경제발전에 따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내 집에 24시간 머물면서 무한한 행복을 아무 조건 없이 주는 '우리 애기'를 위해 사람들은 더 쉽게 지갑을 열게 됐다.

관련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는 2015년 2조원 수준에서 2023년 4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2027년에는 6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강아지나 고양이 등을 키우는 반려동물 1500만 시대가 열리면서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규모와 범위 또한 함께 확장됐다. 가장 기본적인 반려동물 상품인 사료는 펫푸드(pet food)라는 이름으로 고급화·다양화하는데 기존 사료업계 외에 일반 식품업계는 물론 닭고기업계와 인삼업계 등이 시장에 뛰어들어 홍삼, 유산균, 천연벌꿀 등의 값비싼 원료를 사용해 만든 기능성 사료 등을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 나아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여 식물성 대체육이나 식용곤충을 활용한 사료까지 출시해 반려동물의 입맛이 어지간한 사람보다 더 다양하고 고급스러워졌다. 3차 서비스산업 또한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려동물 전용 펜션과 식당이 애견인과 애묘인 등을 집중공략하고 반려동물 미용실과 호텔, 나아가 반려동물 장례서비스 등 사람에게 제공되는 거의 모든 서비스를 대상으로 반려동물 연관산업이 성장한다.

농업과 식품산업에는 반려동물 연관산업이 정체된 농식품 시장을 성장시킬 중요한 기회가 된다. 우리나라 인구가 2020년 5184만명을 정점으로 매년 9만여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선 농산물과 가공식품, 외식 등 서비스상품의 소비주체를 사람으로만 한정해서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을 주요 산업정책의 하나로 설정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며 반려동물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지자체도 점점 늘고 있다. 다만 펫푸드 등 반려동물 연관시장에 수입상품의 비중이 상당한 점과 반려동물 및 연관상품 유통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집에서 먹던 밥이나 주면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운 사람들은 펫푸드 자격증, 반려동물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요즘의 반려동물은 말 그대로 인간을 '반려'하는 존재를 넘어 '산업'의 성장 아이콘이 됐다.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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