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BTS 10주년 페스타와 28㎓

이진경 2023. 7. 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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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페스타가 열렸다.

BTS 10주년 페스타를 지켜보며 문득 28㎓ 주파수가 떠올랐다.

만약 28㎓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 더 다채로운 축제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경기장에는 통신사 버라이즌이 설치한 28㎓ 기지국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다양한 고화질 실시간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증강현실(AR)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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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페스타가 열렸다. BTS 팬 40만여명이 몰려 축제가 펼쳐졌다. 한강공원 곳곳에서는 BTS 히스토리 월, 무대 의상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됐고, 대형 스크린 여러 대가 설치돼 BTS 무대 영상을 즐길 수 있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선 안전과 함께 원활한 통신도 중요하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당일 여의도 일대에 이동기지국과 임시중계기 등을 추가 배치해 통신·데이터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이진경 산업부 차장
BTS 10주년 페스타를 지켜보며 문득 28㎓ 주파수가 떠올랐다. 만약 28㎓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 더 다채로운 축제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경기장에는 통신사 버라이즌이 설치한 28㎓ 기지국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다양한 고화질 실시간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증강현실(AR)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한다. 한강공원에도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다면 축제현장에서 BTS의 다양한 고화질 영상을 팬들이 스마트폰에서 즐기고, AR나 가상현실(VR) 등 색다른 즐길거리도 이벤트로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28㎓는 5G에 활용하기로 한 주파수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이론상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28㎓ 주파수는 일부 기업들이 특화망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모두 손을 뗀 상태여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의 등장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8㎓ 주파수 활용은 불확실성 속에 출발한 것이기에 지금의 서비스 부재 상황이 잘잘못을 가리는 건 소모적이다. 그러나 짚어봐야 할 지점들은 있다.

애초 통신용으로 활용할 것인지, 특화망으로 쓸 것인지, 통신용으로 한다면 전국망으로 할 것인지, 일부 지역에만 할 것인지 그림이 뚜렷하지 않아 보인다. 다양하게 시도는 했지만, 28㎓ 기지국과 단말기, 뒷받침할 서비스 기업 지원 등 생태계 조성에는 관심이 적었다. 기지국이 없으니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업체가 없고, 서비스가 없으니 기지국이 불필요해지는 악순환이었다. 이통 3사 모두 같이 28㎓ 투자를 기피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담합’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진행 과정에서 상황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정부나 이통사나 충분히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했어야 했지만 그러지도 않았다. 5G의 빠른 속도만을 부각해 오해를 샀다.

28㎓는 단순히 주파수를 쓰고 못 쓰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이통사의 소극적 행동이 소비자 이익을 어떻게 저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빠른 5G 통신 광고에 소비자들은 기꺼이 비용을 부담했으나 속도나 관련 서비스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8㎓를 이용해야 하는 기술·서비스가 혜성처럼 등장해 빠르게 확산하면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불이익은 더 커진다.

정부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이통 3사를 견제하고, 28㎓ 주파수를 활용할 제4 사업자 찾기에 나섰다. 시민 이익이 무엇인지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이통사와 정부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진경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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